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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권선언은 전문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와 함께 남녀평등권에 대한 개념을 재확인하고 있다. 제2조에서는 모든 사람이 성을 포함한 어떠한 이유에 의해서도 차별을 받지 않고 이선언에 규정된 모든 권리와 자유를 누릴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25조 제2항에서는 어머니와 어린이는 특별한 보호와 원조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유권 규약과 사회권규약에서도 여성의 권리와 연관되는 규정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세계인권선언과 양대 인권규약은 여성의 권리를 특수성 속에서 파악하기 보다는, 남성과의 관계에서 평등권 실현의 형태로만 보장하려하는 한계점을 보인다.

1979년 12월 18일 유엔 총회에서 채택되고 1981년 9월 3일 발효된 여성차별철폐협약은 공적 영역에서의 평등권만을 다루던 한계를 극복하고 사적 영역 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성문제의 특수성에 대한 인식과 성 인지적 관점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종래의 여성 관련 국제문서와 구별된다. 북한은 2001년 2월 27일 여성차별철폐협약을 비준했다. 당사국은 협약 이행보고서를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제18조). 북한은 2002년 9월 최초보고서를 제출한 이후 보고서 제출을 미루다가 2016년 4월 제2·3·4차 통합보고서를 제출하였다.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2017년 3월 예비심의와 11월 본 심의를 열어 주요 우려사항 및 권고사항을 담은 최종견해를 발표하였다.

북한은 제2·3·4차 통합보고서에서 2002년부터 2015년까지의 기간 동안 “북한 여성들은 사회의 완전한 주인으로서, 정치, 경제, 사회 및 문화적 생활의 모든 분야에 있어 남성과 평등한 권리를 향유하며, 조국 번영을 위해 위대한 업적을 수행했다”고 자평하였다. 그리고 여성차별철폐협약 제2조 (f)항과 제9조 제2항에 대한 유보를 철회할 것을 결정, 2015년 11월 유엔에 통보했음을 강조했다. 북한은 1946년 7월 30일 임시인민위원회 결정 제45호로 남녀평등권에 대한 법령을 제정한 이래 법제도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남녀평등을 보장해 왔고, 사회주의 헌법과 가족법에서 남성과 평등한 여성의 정치·사회 참여권과 가정생활에서의 권리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사회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여성 의 권리를 보다 철저히 보장하여 여성의 지위와 역할을 더욱 높이고자 2010년 여성권리보장법을 채택했으며, 제2조에 명시한 바와 같이 북한은 남녀평등 을 보장하기 위한 일관된 정책을 추진하고, 모든 형태의 차별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동 조에 명시된 ‘모든 형태의 차별’은 여성에 대한 직·간접적인 차별을 모두 포함하며, 이는 여성차별철폐협약에서의 차별의 정의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동 법에 따라 성평등 개념의 확산과 인식 증진을 위한 교육계획을 수립했으며, 세미나와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2017년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최종 견해에서 북한이 2005년 권고를 수용하여 여성권리보장법 등을 채택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여성차 별철폐협약 제1조에 부합하는 공적 및 사적 영역에서 직접적 혹은 간접적인 차별을 모두 포함하는 여성에 대한 포괄적인 차별의 개념이 법에 제대로 반영 되지 않았다는 점에 우려를 표명하고 이에 대한 시정을 권고하였다. 여성차별철폐협약에 따르면, 당사국은 여성이 남성과 동등하게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행사하고 향유하는 것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모든 분야, 특히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및 문화적 분야에서 여성의 완전한 발전 및 진보를 확보해 줄 수 있는 입법을 포함한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를 지닌다(제3조).

북한은 여성권리보장법에서 여성의 사회정치적 권리, 교육·문화·보건의 권리, 노동의 권리, 인신 및 재산의 권리, 결혼 및 가정의 권리와 이를 보호하고 보장할 국가의 의무를 명시했다. 동법은 북조선 남녀평등에 대한 법령, 사회주의노동법, 노동보호법, 형법, 가족법, 민사소송법 등에 산재했던 여성 권리 및 보호에 관한 선행 법령들의 규정을 재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사회가 아직까지는 형식적 법치주의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라는 점에서 입법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출처: 2019 북한인권백서(2019, 통일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