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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文대통령


워싱턴포스트(WP), 문 대통령 인터뷰 게재(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가진 미국 워싱턴 포스트(WP)와의 인터뷰 전문이 21일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에 게재됐다. 2017.6.21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photo@yna.co.kr

"조건 갖춰진다면 김정은 만날 의향 있어"
"미국의 대북 제재와 압박에 공조하겠다"
"사드 환경영향평가, 배치 취소·철회 의도 아냐"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인류 보편적 주권이라고 할 수 있는 인권을 제대로 아직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은 대단히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조건이 갖춰진다면 김정은을 만날 의향이 있으며, 미국의 대북 제재와 압박에 공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환경영향평가가 배치 합의 취소나 철회를 의도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워싱턴포스트 랠리 웨이머스 편집장의 인터뷰는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미국인은 북한 당국에 의한 웜비어의 죽음에 격분하고 있다. 인권변호사 출신인데 북한인권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북한이 인류 보편적인 주권이라고 할 수 있는 인권을 아직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은 대단히 개탄스러운 일이다.

웜비어 학생이 코마상태(혼수상태)가 된 그 이유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혹이 있고, 코마 상태에 빠졌다면 즉시 가족에게 그 사실을 알려서 최상의 치료를 받게 할 책임이 있는데 북한은 석방 때까지 그 사실을 오히려 숨겨왔다. 그 점도 인권에 반하는 아주 가혹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 웜비어 학생 본인과 가족들, 그리고 미국인이 입은 고통에 대해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선거기간 중 방북해 김정은을 만날 의향이 있다고 했는데 여전히 좋은 생각이라고 보는가.

▲조건이 갖춰진다면 그렇다.

--조건이 어떤 것들인가.

▲트럼프 대통령도 조건이 갖춰진다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북한에 대해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갖고 있지 않지만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 속에서 추진돼야 한다.

좀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한국이 좀 더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이 보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남북관계를 풀어나갈 때 남북관계도 훨씬 평화로웠고 미국과 북한관계도 훨씬 부담이 적었다.

그러나 지난 정권에서 미국의 오바마 정부가 '전략적 인내'라는 정책 기조 하에 북한과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고, 우리 정부도 북한에 대해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 그 결과가 북한 핵과 미사일이 해결되지 못하고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북한에 대한 관여정책은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이 될 수 있다.

▲제가 이야기하는 북한에 대한 관여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씀하시는 관여와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문제를 미국에서 최우선 순위에 놓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 최대한 압박하고, 여건이 조성되면 관여하겠다는 기조하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최대 압박을 가하는 미국과 함께 공조할 생각이 있는가.

▲그렇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는 한 최대한 압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협상 테이블로 나온다면 북한을 도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함께 전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핵동결을 말씀하는 것인가.

▲예를 들어 개성공단 재개다. 북한이 비핵화에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인 후에나 가능한 문제라고 본다.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높여나가는 단계에서는 논의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현재 상태에서 개성공단을 재개하는 것은 유엔안보리 제재에 명백한 위반이 될 수 있지 않나.

▲그렇기도 하지만 한국이나 미국이 궁극적으로 도모하는 것은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다.

--북핵의 완전한 폐기가 가능하다고 보는가. 김정은이 왜 비핵화를 할지, 그 요인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지금 김정은은 핵과 미사일이 북한의 체제를 지켜줄 수 있다고 맹신하는 것 같다. 그러나 북한의 체제와 김정은 정권을 지켜주는 것은 결코 핵이나 미사일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시켜야 한다.

우선 시급한 것은 더 이상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고 핵과 미사일의 고도화를 멈추는 핵 동결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1단계 동결, 다음 단계로 완전한 핵 폐기라는 2단계 접근도 이번 회담을 통해서 논의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무엇을 기대하나.

▲트럼프 대통령과는 북핵의 완전한 폐기와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통목표가 있다. 이를 달성해 나가는 데 두 사람 사이의 신뢰와 우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하고 더 발전시켜 나가는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인들은 사드 문제로 다소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사드배치 결정은 비록 앞 정권에서 이루어진 것이지만,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가볍게 보지 않겠다는 말을 여러 번 한 바 있다.

--사드 포대를 모두 전개하시겠다는 뜻인가.

▲그렇게 일반적으로만 말씀하실 것이 아니다. 사드는 레이더와 함께 2기의 발사대가 이미 설치되어 운용되고 있다. 그러나 적법절차가 지켜져야 한다. 환경영향평가를 거치는 것이다.

--분명히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 질문을 받을 것이다.

▲환경영향평가가 사드 배치 합의의 취소나 철회를 의도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김정은에 대한 평가를 부탁한다. 김정은은 정말 미친 것인가 아니면 영리하게 핵을 잘 개발하고 있는가

▲합리적이지 않은 지도자고 위험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북한을 통치하고 있고 북한의 핵 폐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김정은은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면 체제를 지키기가 더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해서 더욱 절박한 것은 바로 우리 대한민국이다. 미국은 장래의 위협이지만 한국은 지금 당장 생존의 문제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제재와 압박이라는 메뉴판에 대화라는 메뉴를 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화라는 메뉴를 꺼낼 수 있는 조건이나 내용에 대해서 아무것도 마련돼 있는 것이 없다. 그런 점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허심탄회한 논의를 해보고 싶다.

--한국의 신정부는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이 할 수 없는 방식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나

▲북한과의 대화는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한국과 북한과의 대화, 그리고 또 미국과 북한과의 대화는 서로 병행해 나가면서 역할 분담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북한에 강경 노선을 보였다.

▲그러나 아무런 실효를 거두지 못했고, 북한 핵과 미사일이 갈수록 고도화됐다는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과거 정부의 접근이 실패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 보다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체제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판이다. 반면에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나선다면 오히려 우리는 북한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고 북한의 발전을 도울 수도 있다는 두 가지 메시지를 계속해서 북한에 보내야 한다.

--새로운 햇볕정책처럼 이산가족 상봉 등에서부터 시작할 건가

▲인도적 지원은 국제적인 대북제재 또는 유엔 결의에서도 허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과 함께 인도적 지원이나 교류는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인도적 지원에는 북한에 돈이 지급되는 것도 포함되나

▲북한에 대한 현금 지급은 유엔 제재 방안 속에 금지돼 있는 것으로 안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동의하나

▲전시작전권을 우리 한국이 언젠가 찾아와야 한다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일본과의 위안부 합의를 재검토할 생각이 있나

▲위안부 합의는 한국민들이 정서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고, 특히 피해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이 거부하고 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의 핵심은 일본이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문제에서만 매달려서 한·일 관계의 발전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kind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