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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틸러슨의 ‘상근 대북인권특사’ 폐지구상에 美정치권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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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상근직인 대북인권특사의 직위를 격하하기로 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이 31일(현지시간) 지적했다.

WP의 외교안보 칼럼니스트인 로긴은 이날 '틸러슨이 상근 대북인권특사를 폐지한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지난 10년간 상근직 고위관리가 북한 인권문제를 전담하고 있었지만, 틸러슨 장관은 북한 정권의 핵무기 추구가 심화하면서 더는 특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 지위를 격하하는 결정은 의회에서 역풍을 불러오고 있다"며 "공화, 민주당 의원들은 중대한 시기에 이러한 중요한 문제에 관해 어리석은 후퇴를 했다고 지적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29일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대북인권특사와 북핵 6자회담 특사 등 70개에 달하는 특사와 특별대표직을 폐지 또는 통폐합하는 직제 개편을 단행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면서 대북인권특사실의 기능과 직원들을 안보·민주주의·인권 담당 차관 산하로 이관했다. 현재 대북인권특사는 지난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공석이다.

특히 야당인 민주당은 특사를 조속히 임명하라는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고, 미 하원 외교위는 상근 특사의 임명 등을 내용으로 하는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을 발의했지만 결국 처리되지 못했다.

이 법안은 상근 대북인권특사의 임명과 탈북자 등 북한 난민에 대한 지원 강화, 방송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한 대북 정보제공 활성화 등에 관한 미 정부의 노력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공화당 거물인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로긴에게 "특사들의 재조정은 일반적으로 장점이 있지만, 대북특사의 경우는 다르다"며 "자국민에 대한 북한 정권의 구조적이고 끔찍한 학대 문제에 초점을 맞춘 특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을 지난 5월 공동발의했던 민주당의 벤저민 카딘(메릴랜드) 의원도 "북한 정권이 저지른 구조적인 인권 위반에 대한 관심을 미 정부가 줄여서는 안 된다"며 "국무부가 북한의 인권침해 상황을 외부에 노출하고 책임을 추궁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부터 트럼프 정부 출범 직전까지 대북특사를 맡았던 로버트 킹도 "상근 대북인권특사를 두는 게 이 문제에 관한 목소리를 낼 방법"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북한에 진짜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정책수단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즉, 군사적 억제나 경제제재와 더불어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압박이 맞물려 돌아가야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게 북한 문제에 밝은 이들의 공통된 지적이라고 로긴은 강조했다.

이에 대해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미 국무부는 북한 인권에 여전히 깊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특사직의 통폐합으로 효율적이고 통합적인 외교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혁 기자
vivadong@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