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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2030, 北인권에 관심… 귀순병사 오청성에겐

2030, 北인권에 관심… 귀순병사 오청성에겐 "불쌍… 南서 꿈 이루길"

입력 : 2018.01.20 03:02 박상현 기자

[2030, 이유있는 분노] [中]

"압제 속 北주민은 보호받아야"

지난해 11월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북한 병사 오청성(25)이 귀순했다는 보도가 나간 후 각 대학 인터넷 게시판에는 일제히 동정 여론이 일었다. 20대 대학생들은 자유를 찾아 다섯 발 총상을 입고 군사분계선을 넘은 귀순병사가 제 또래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귀순 이튿날인 14일 연세대 학내 게시판인 '세연넷'에서 한 학생은 "목숨 걸고 군사분계선을 넘은 만큼 여기서 자기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썼다. 서강대생들이 가입한 인터넷 사이트 '서담'에는 "(귀순병사가) 대학도 다니고 연애도 하면서 20대를 즐기길 바란다. 군대 있느라 누리지 못한 것들 많이 누려라"라는 글이 올라왔다. 한 학생은 "북한에 남은 귀순병사 가족들 다 처형당하나요? 같은 나이인데 너무 불쌍해요"라고 했다.

2030세대는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2015년 목침 지뢰 도발 등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면 강경한 반북(反北) 태도를 보이다가도, 목숨 걸고 내려온 귀순병사나 탈북자 등에 대해선 연민을 느낀다. 대학생 김민승(25)씨는 "공포정치를 펼치는 김정은은 규탄받아야 하지만, 체제에 희생당하는 북한 주민들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했다. 대학생 박주미(22)씨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낸다고 해서 반북·반통일이라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2030세대의 대북 인식을 두고 '북에 대한 거리 두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을 '한민족'이라 생각하지 않지 만, 영원한 적(敵)으로 간주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2030은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남북분단 상황보다는 북한의 공포정치·군사도발·인권유린 같은 사안이 터질 때마다 하나의 '인상'으로 북한을 기억하는 것 같다"며 "이제까지 김정은에 대한 좋은 기억이 없으니 현 정권이 북한에 끌려 다니는 모양새를 보이면 크게 불만을 표출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