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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트럼프 '인권 무기'로 北정권교체까지 겨누나

(조선일보 2018.2.3 조의준 특파원) 트럼프 '인권 무기'로 北정권교체까지 겨누나

백악관으로 탈북자 9명 초청
WP "대북정책 목표 변하는 중"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신년 국정 연설에 탈북자 지성호씨를 등장시킨 데 이어 2일(현지 시각) 지씨 등 탈북자 9명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만났다. 트럼프 행정부가 본격적으로 북한 인권 카드를 꺼내들면서 대북 정책의 목표가 '북한 정권 교체'로 바뀐 것 아니냐는 얘기가 미국에서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 시각) 익명의 전문가를 인용해 "백악관 집무실에서 탈북자들을 만나면서 미국이 북한의 정권 교체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진짜 의문은 '대북 정책이 변하고 있는가'라는 점"이라고 했다. 핵·미사일 문제와 달리 인권은 타협이 불가능한 주제인 만큼 미국이 북한 정권 교체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공식적으로 "북한의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혀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각) 지성호씨 등 탈북자 9명을 초청해 백악관에서 북한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1일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열린 공화당 상·하 의원 콘퍼런스에서 연설 중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왼손과 발을 잃은 뒤 목발을 짚고 탈북한 지씨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북한 김정은 정권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무기는 바로 탈북자와 북한 인권"이라고 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이날 "탈북자와의 만남에는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배석할 것"이라고 했고, 백악관에 초대된 탈북자들의 일정 관리와 기자회견도 모두 백악관의 안보 사령탑인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총괄했다. 탈북자와의 만남이 대북 압박 전략으로 기획됐다는 뜻이다.

실제 이날 초청된 탈북자들을 보면 북한 김정은 정권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백악관에 초청된 탈북자 중에는 북한 김정일의 통치 자금을 관리했던 고위 탈북자인 김광진 국가안보 전략연구원 연구위원과 미국에서 대북 라디오 방송을 하는 탈북자 출신의 기자도 들어갔다. 단순히 인권 문제만 논의하지 않고, 대북 압박이 얼마나 김정은에게 타격을 주고 대북 정보 유입 작전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는지를 직접 들어보겠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변하는 분기점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03/201802030013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