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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김정은 `인권문제` 사전차단…美北회담 최대 걸림돌 제거

작성자
유진우
작성일
2018-05-15
조회수
4060

(매일경제, 2018.5.9)

◆ 美北 정상회담 급물살 ◆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3명이 전격 석방됨으로써 미·북정상회담의 중요한 걸림돌 중 하나가 제거됐다. 미국인 억류자 석방은 미·북 회담에 앞서 반드시 취해야 할 사전 조치로 취급돼 왔기 때문이다. 북한이 미·북정상회담에 앞서 억류된 미국인을 석방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환영한다고 밝힌 것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긍정적인 신** 받아들여진다. 미국 측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으로) 실질적인 성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는 것은 미국이 북한을 정상국가로 인정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임을 공인받는 기회이기도 하다. 따라서 불법적으로 미국인을 사실상 인질로 억류하고 있는 상황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미국이 북한과 일대일 정상회담을 한다는 것이 미국으로서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측면에서 미국인 억류자 석방은 미·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시기 확정, 장소 선정, 의제 합의와 함께 중요한 한 단계의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인 억류자 석방은 북한이 미국과 직접 대화하고 싶다는 진정성을 표현한 첫 단추이기도 하다. 억류자 석방이 미국과 소통채널을 마련할 중요한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또 미·북 회담에서 제기될 가능성이 높은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불리한 국면을 피해갈 수 있는 방편이기도 하다. 억류자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면 미국이 회담에서 억류자 석방을 강력히 요구했을 것이고 이와 맞물려 북한의 인권실태 개선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을 가능성이 있다. 억류자를 석방한 상태여야 미·북 회담에서 비핵화와 보상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북한은 과거에도 억류자들을 석방함으로써 미국 고위 인사의 북한 방문 계기를 만든 바 있다. 2009년 8월에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한 후 5개월 전 억류된 미국인 여기자 로라 링과 유나 리를 석방했다. 2010년 8월에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해 노동교화형 8년형을 선고받은 아이잘론 말리 곰즈를 미국으로 데려온 바 있다. 2014년 11월에도 제임스 클래퍼 당시 미국 국가정보국장의 방북을 계기로 미국인 억류자 케네스 배와 매슈 토드 밀러를 풀어줬다. 지난해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석방했을 때도 북한의 의도는 당시 운영 중이던 뉴욕 채널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하지만 웜비어의 신병이 심각한 상태에 빠졌고 석방 후 일주일여 만에 사망함으로써 오히려 북한은 오히려 인권 탄압의 온상으로 지목되는 부작용을 겪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미국인 억류자 3명의 석방을 북한 및 한반도 정책의 성과로 인정받게 됐다. 북한 비핵화라는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사안은 비핵화 방식과 최종 목표, 성과 평가에 있어서 논란이 있을 수 있고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문제지만 미국인 억류자 석방은 국민의 생명을 구출했다는 점에서 즉각적이고 분명한 성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대북정책 성과로 자랑거리 삼기 좋은 소재다. 폼페이오 장관의 북한 방문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석방된 미국인의 귀국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가는 것도 자신의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번에 석방된 미국인 3명은 모두 한국계다. 적대행위 또는 국가전복** 등의 죄목으로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김동철 목사, 김상덕 교수(미국명 토니 김), 김학송 씨다. 김동철 목사는 2015년 10월 북한 함경북도 나선에서 전직 북한 군인으로부터 핵 관련 자료 등이 담긴 USB와 사진기를 넘겨받는 과정에서 체포됐다. 중국 옌볜과기대 교수 출신인 김상덕 씨는 평양과학기술대학에 회계학 교수로 초빙돼 한 달간 방북 일정을 마치고 출국하던 지난해 4월 적대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북한당국에 체포됐다.

김학송 씨는 2014년부터 평양과기대에서 농업기술 보급 활동 등을 했던 인사로 지난해 5월 중국 단둥 소재 집으로 돌아가려다 적대행위 혐의로 평양역에서 붙잡혔다. 이들이 북한에서 어떤 처우를 받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미국인 3명의 송환 소식에 환영 입장을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서면 브리핑에서 "북한의 결단은 미·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에 매우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미국인 억류자 3명이 한국계라는 점에서 작지 않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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