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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노동자들 “외화 벌자마자 캡틴에게 간다”

작성자
MBR_0000000071
작성일
2018-04-19
조회수
844

(문화일보, 2018.417) 英BBC, 러시아 등 2년간 취재 ‘北비밀 노예단’ 다큐 일부 공개

“휴식 없이 오로지 일만 한다” 反인권적 외화벌이 노동 폭로

러시아, 폴란드 등 해외에서 사실상 김정은 정권의 ‘개인 노예’처럼 일하는 북한의 달러벌이 해외파견 노동자들의 생활이 16일 공개됐다.  

이날 영국 BBC방송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파노라마’ 팀은 최근 2년간 러시아, 폴란드, 중국 등에서 취재한 북한 노동자들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북한의 비밀 노예단’을 일부 공개했다. 파노라마 팀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만난 북한 노동자들은 “우리가 버는 돈은 바로 우리 ‘캡틴’에게 간다”고 말했다. 이들이 말하는 ‘캡틴’은 관리자 역할을 하는 북한 사람이다. 이름과 얼굴 모두 비공개를 요청한 한 북한 노동자는 “우리가 버는 돈은 모두 넘겨줘야 한다. 이를 어떤 이들은 당 자금이라고도 하고 어떤 이들은 혁명 자금이라고도 한다. 이 자금을 내지 못하면 여기에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넌 사람이 아니라 개’라며 ‘쓰레기나 먹으라’는 등의 폭언을 듣는다”며 반인권적 노동 감독 행태에 대해서도 폭로했다.

조선소가 다수 모여있는 폴란드 슈체친에서 만난 한 조선소 북한 노동자들의 감독은 “우리는 폴란드에서 오로지 일만 한다. 하루 8시간만 일하고 집으로 가는 폴란드 사람들과 달리 우린 계속 휴식 없이 일한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한 폴란드 업체 관계자는 업체 바로 인근에 마련된 북한 노동자들을 위한 숙소를 공개하면서 “통근을 위해 멀리 다닐 필요가 없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그들을 고용하는 것이 김정은 정권을 돕는 거라고 말한다. 이해한다. 그러나 일반 노동자들이 뭔가를 얻는다면 그것은 이 세계를 짧게나마 경험하는 일이니 좋지 않을까. 또 그들이 버는 돈은 그들의 가족 전체를 부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해외 파견 노동자들은 버는 돈의 극히 일부만 자신들의 손에 쥘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한국에 정착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인터뷰에서 “해외에서 버는 돈(일부)으로 그 가족을 먹여 살리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대북 제재를 가하지 못한다면 북한의 핵기술 발전을 어떻게 멈출 수 있겠나”라며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북한의 평화적 경제 발전에 쓰였다면 지금 북한은 엄청난 산업 현대화가 이뤄졌을 거다. 이 돈이 김씨 일가의 사치와 핵 프로그램 발전을 위해 쓰였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약 15만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해외에서 일하며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12월 북한의 해외파견 노동자들을 2년 안에 북한으로 송환하는 내용을 담은 대북 제재 결의안 2397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