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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Speech

「7.4 남북공동성명 50년 기념행사」 기념사

작성자
관리자
작성자
장수민
작성일
2022-07-04
조회수
2956

1.
여러분, 반갑습니다. 통일부 장관 권영세입니다.

역사적인 7.4 남북공동성명 50주년을 맞아,
우리의 지난 50년을 뒤돌아보고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되어
매우 뜻 깊게 생각합니다.

바쁘신 가운데에도 함께 해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께
감사와 환영의 인사를 드리며,
소중한 마음을 담아 영상축사를 보내주신
박병석 前 국회의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오늘 학술회의의 발제를 맡아주신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님과
사회를 맡아주신 김학성 교수님,
그리고 토론에 참여해주시는
홍용표 전 통일부장관님, 박명림 교수님께
각별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특히, 7.4 남북공동성명 추진 과정에 직접 참여하셨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님께서 발제를 직접 준비해 주셔서
더욱 의미 있는 토론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정성껏 이 자리를 마련한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직원 여러분의
수고와 헌신에도 격려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2.
여러분,
50년 전의 7.4 남북공동성명은
여러 가지로 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1945년 분단과 1950년 6.25 전쟁을 겪은 뒤,
남북관계의 회복은 무척 어려워 보였습니다.

긴장과 갈등은 계속 고조되었고,
남북은 서로를 인정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50년 전 오늘, 남북은 비로소 서로의 실체를 인정하고
처음으로 당국간 대화를 통한 합의를 이뤄냈습니다.

자주・평화・민족 대단결의 통일 대원칙과
남북 화해의 실천방안을 제시하면서,
남북관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대화와 합의로 남북관계를 진전시켜 나간다는
7.4 남북성명의 공통된 인식은
지금까지 남북관계를 이끌어가는 기본정신이 되고 있습니다.

이후 있었던 남북기본합의서, 6·15 남북공동선언 및 10.4 선언,
그리고 최근의 판문점선언, 평양공동선언에 이르기까지
그 정신이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최근 남북의 대화가 끊어져 있고,
미사일과 핵을 앞세우는 북한의 태도도 여전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정부는 역대 정부의 모든 남북간 합의를 존중하는
탄탄한 기본을 지키면서,
지속가능한 남북관계 발전의 새 길을 열어 갈 것입니다.

3.
함께해 주신 여러분,

7.4 공동성명 이후 지난 50년을 다시 돌아보면,
빛과 그림자가 함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대화는 꾸준히 늘었고 합의도 많이 있었지만,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진전이 이루어졌는가 하는 질문에는
물음표가 달릴 수밖에 없는 아쉬운 현실입니다.

지난 50년 간 남북 간에는 개최된 회담만 680회가 넘었고,
체결된 합의서도 230개가 넘습니다.

그럼에도, 남북관계는 전진하는가 하면 후퇴하고
문이 열리다가 다시 닫히곤 하는
답답한 상황을 반복해 왔습니다.

그 때 그 때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었지만,
북한이 합의를 어기고 핵을 개발하면
대북 제재가 뒤따를 수밖에 없고,
약속했던 협력사업들이 무산되면서 불신이 쌓이는
악순환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 만큼, 북한의 핵개발을 그대로 놓아두고는
근본적으로 남북관계를 진전시킬 길이 없습니다

북한이 전술핵까지 개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핵은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최대의 안보 위협이며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걸린 문제입니다.

우리 정부가 아무리 강한 의지를 갖고
남북협력 사업을 추진하려고 해도,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한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남북간의 전통적인 정치군사적 신뢰 구축도
북핵을 제쳐두고는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가 어렵습니다.

남북이 다시 대화의 물꼬를 트고
남북관계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으려면,
북한 핵개발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야만 합니다.


4.
그렇다고 해서 북한이 완전히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모든 남북관계를 단절해야 한다는 식의 접근도 옳지 않습니다.

이런 식의 극단적 태도는
우리 국익과 북한의 비핵화에도 오히려 장애물이 될것입니다.

저는 남북관계가 앞서 나가야 할 때는
과감하게 앞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반도 평화와 공동 번영의 신뢰를 구축해 나가면서,
동시에 비핵화의 여건을 마련해 가는 것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남북협력 사업들을 앞세워 나갈 때도
단순한 인적왕래, 공동조사와 연구, 기초설비가 필요한 사업부터
투자가 필요한 규모 있는 사업까지
다양한 수준과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사업을 어느 수준에서 추진하는 것이
북한 비핵화라는 큰 목표를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남북관계 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지,
초당적인 고민을 통해 중지를 모아야만 합니다.

초당적 합의 없는 남북협력 사업 추진은
사업의 규모와 방식을 떠나
필연적으로 소모적 정치 공방과 갈등을 불러옵니다.

그런 만큼, 우리 내부의 진영 간 갈등을 풀어내고
초당적 신뢰와 협력의 틀을 만드는 일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저는 원칙을 지키되 보다 실용적이고 유연한 자세로
진영을 뛰어넘는 소통과 협력을 이끌고,
대북정책의 초당적 합의를 이뤄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우리가 남북협력 사업들을 선제적으로 추진해 나가려면
국제사회의 신뢰와 지지를 반드시 확보해야 합니다.

국제 평화와 협력에 기여하는 일인 동시에,
궁극적으로 북한 비핵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있어야만,
어떤 사업이라도 안정적으로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기본적인 신뢰의 구도를 토대로
북한 당국의 신뢰를 담보하는 일에도
새로운 차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당장의 전시성 성과에 매달리지 않고,
북한 당국도 믿고 따라올 수 있는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합니다.

현실적 어려움에 대해 할 말은 제대로 하면서,
실천 가능한 약속을 하고 지켜나갈 때,
남북간 새로운 신뢰의 틀이 구축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신뢰의 구도가 형성될 때,
대내외 전략적 소통・협력 공간이 열리고
평화와 협력의 선순환을 이루어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5.
이런 측면에서, 남북회담의 구조도
더욱 적극적으로 변화,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저는 앞으로 남북회담이 성사된다면,
북한 비핵화와 정치군사적 신뢰 구축 문제 등을
반드시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핵으로 인한 대북제재가 엄연한 현실인데,
이는 잠시 놓아두고 남북관계만 이야기하자는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대화와 합의가 지속가능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난 역사를 통해서 충분히 배웠습니다.

또한, 국제사회의 북핵 협상에 맡겨놓고
우리는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제네바 합의와 9.19 공동성명, 2012년 2.29 북미합의,
2018년 북미정상회담 등 꾸준히 협상은 이어졌지만,
합의 이행의 관점에서는 사실상 진전이 없었습니다.

그런 만큼, 이제 남북도 비핵화 문제를 직접 논의해야 합니다.

그것이 평화의 토대를 더욱 단단하게 쌓아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남과 북이 북핵을 비롯한 안보 문제 등을 정면으로 다뤄나갈 때,
경제협력을 비롯한 다양한 부문의 협력 방안들도
더 큰 틀에서 발전을 이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는 실효적이고 지속가능한 남북대화를 위해,
비핵화와 정치군사적 신뢰구축, 경제 등
제반 협력을 실효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새로운 회담의 구조를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북한도 이제 대남협상과 북핵협상을 분리하는
낡고 관행적인 태도를 바꿔야 합니다.

이러한 방향 전환이야말로,
북한이 원하는 것을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입니다.

이처럼 남북이 모두 새로운 태도로 나설 때,
남북회담과 합의가 추동력과 이행력을 갖출 수 있고,
평화와 번영의 미래로 함께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이를 담대한 계획으로 이뤄나갈 것입니다.

그럴 때, 50년 전, 7.4 남북공동성명이 이루려 했던 목표를
비로소 실현해 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6.
여러분,
70년대 초 남북 간 갈등이 극심한 상황에서도
대화의 문이 열리자 합의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지금 남북관계가 많이 답답하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북한이 대화에 나서기만 한다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함께 풀어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 정부는 어떤 주제라도 북한과 논의할 준비가 돼 있고,
저는 어디라도 달려가서 대화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도 원하는 것이 있으면,
대화에 나와서 이야기하면 됩니다.

이미 남북 간에 오랜 기간에 걸쳐
여러 차례의 대화와 협력 경험이 쌓여있는 만큼,
일단 대화가 재개되면 더욱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랜 기간 누적된 문제들을 한 번에 다 풀 수는 없겠지만,
정부는 일관된 원칙을 지켜나가면서
남북간 진정성 있는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오늘 참석해주신 여러분께서도
윤석열 정부의 초당적 대북정책에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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