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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Speech

「한반도 정세와 새로운 대북정책의 모색」학술회의 축사

작성자
장수민
작성일
2022-07-13
조회수
1006

 

1.
여러분, 반갑습니다.
통일부 장관 권영세입니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내외 정세가 매우 엄중한 가운데,
한반도 정세를 점검하고 새로운 대북정책을 모색하는
학술회의가 열리게 되어 매우 뜻 깊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국제질서가 급변하는
중대한 전환의 시기를 맞아,
여러분께서 나눠주실 지혜로운 견해들이
정부의 대북정책 수립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정성들여 준비해주신 통일연구원 고유환 원장님과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늘 좌장을 맡아주신 전재성 서울대 교수님을 비롯하여
발제와 토론에 참여해주신 여러 전문가 여러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함께해주시는 모든 분들께도
감사와 환영의 말씀을 전합니다.

냉철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정부의 대북정책 청사진과 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건설적인 의견을 많이 개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고견을 잘 경청하도록 하겠습니다.


2.
여러분,
최근 국제사회는 그 동안 만나본 적이 없는
매우 큰 변화의 국면에 진입하였습니다.

미중 전략경쟁, 우크라이나 사태,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국제정세의 급격한 변화가 가져올
예측하기 어려운 결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정학적 특수성으로 인해
한반도는 변화의 한복판에 자리할 수밖에 없고,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대외의존도도 높기 때문에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우리는 과거 6.25 전쟁으로
냉전시대의 문을 열었던 가슴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미중 전략경쟁이 촉발되면서
한반도가 또 다시 주요 충돌지점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엄습해 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요동치는 국제질서 속에서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
통일부장관으로서 저는 그 전략의 가장 핵심적인 목표를
‘통일’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현재 남북관계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북한의 지속된 핵개발로 대북제재가 장기화되면서
남북관계의 독자적인 공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고,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의지도 약해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해법으로는 풀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에 직면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시기일수록 더욱 큰 틀에서
통일을 위한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의 길을 찾는 것이,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가장 확실한 투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는 자유와 민주의 가치를 기반으로
새로운 전략적 해법을 찾아 나갈 계획입니다.

다행히도 역사를 돌아보면 국제질서의 변혁기는
우리에게 위기보다 기회로 작용할 때가 많았습니다.

아니 우리가 준비를 잘해서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켰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1988년「7.7선언」,
1990년「남북교류협력법」제정,
1991년「남북기본합의서」채택,
1994년「민족공동체통일방안」수립,
2000년 남북정상회담까지,

이는 탈냉전이라는 국제정세 변화의 흐름을 잘 포착하여
우리 체제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추진했던
적극적인 대북정책, 북방정책의 결실이었습니다.

지금의 한반도 정세 역시,
우리가 주도하는 또 한 번의 변화로 열어갈 적기입니다.

과거의 역사적 교훈을 바탕으로
새로운 대북정책을 추진하여
자유와 번영의 한반도 시대를 열어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3.
여러분,
이처럼 새로운 대북정책을 추진해 가는 데 있어서,
제가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은
바로 ‘신뢰’와 ‘연속성’입니다.

사실 이 두 명제는 서로가 서로를 담보하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북정책의 연속성이 신뢰의 토대가 되고,
다시 신뢰가 정책의 연속성을 담보하게 됩니다.

우리 내부의 초당적 신뢰와 지지를 토대로
대북정책 추진의 새로운 틀을 구축하고,
국제사회의 공감대와 신뢰를 확보하며,
이를 토대로 남북 간 상호 신뢰를 키워 나갈 때,
비로소 새로운 한반도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과거 대북정책의 성공과 실패를 돌아보면
이를 더욱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 정권 교체 시마다 대북정책이 뒤바뀌면서,
우리 사회 갈등의 소재가 되어왔습니다.

북한이라는 특수한 상대방이 존재하고 있는데도,
단기적 목표에 치우쳐 대북정책을 수립하다 보니
번번이 연속성이 부정되고 신뢰가 무너졌습니다.

국제질서의 엄연한 현실을 부정하고
조급하게 성과에 매달리다가,
애써 쌓아올린 과거의 성과마저 무너뜨리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지난 정부들의 대북정책 성과들이
하나하나 의미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지난 정부들의 대북정책을 자세히 살펴보면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부마다 주안점은 다소 달랐을지라도
대화를 통한 남북관계 진전,
북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의 평화 추구,
인류 보편적 가치 관점에서의 인도적 협력 등
큰 틀은 보수정부, 진보정부 모두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667회의 남북회담을 진행하였고
258건의 남북합의를 만들어오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정권 교체기마다
국민적 갈등이 반복되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지금 이 시점에 꼼꼼히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정부의 정책을 부정하고 단절하는
과거의 실수를 결코 반복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지난 정부의 성과를 창의적으로 계승·발전시켜서
더욱 더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이어달리기’를 해 나가는 것입니다.

현실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이에 기반하여 원칙을 견지하며,
차근차근 신뢰를 쌓아나가는 지속가능한 정책을
설계하며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진보의 유연함과 보수의 안정성을 아우르는
대북정책의 큰 길을 찾아나가겠습니다.

4.
여러분,
이처럼 대북정책의 새로운 길을 열어나가는데 있어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숙제가 있습니다.

바로 북한 핵문제입니다.

현실적으로 대북제재라는 장벽이 길을 막고 있는데,
북한 비핵화의 진전 없이는
남북관계의 진전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우선
북한 비핵화 노력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비핵화 이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발전에 직결된 북한 핵문제를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윤석열 정부는
‘담대한 계획’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를 통해
어떻게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진전시켜나갈지,
어떻게 공동번영의 시대로 나아갈 것인지 등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채워나가려고 합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先비핵화 주장으로 오해하시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라는 원칙은 견지하되,
북한 비핵화와 남북관계 발전 등의
선순환 동력을 만들어 갈 수 있다면
그 선후를 구분하지 않고 실용적으로 접근할 것입니다..


5.
여러분,
우리의 궁극적 목표인 통일에 이르기까지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도 많이 들 것입니다.

남북의 경제적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고
이질성도 점점 더 심화되면서,
시간이 갈수록 풀어내기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통일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뤄내고,
한 발자국이라도 빨리 첫 걸음을 내디뎌야 합니다.

32주년을 맞이하는 독일 통일도
통일에 대한 동서독 주민들의 압도적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대북정책을 정부가 독점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통일이 진정 우리의 미래라면
그 미래를 열어나가는 우리 모두의 참여가
당연히 전제되어야 합니다.

균형 있는 토론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초당적,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하는
대북정책의 기반을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국민적 합의에 이르는 이 모든 과정 자체가
대북정책 공감대 확산의 장이 되도록 할 것이며,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의 선도적인 역할을 부탁드립니다.


6.
여러분,
이제 한반도 문제는
단순히 남북 간의 문제가 아니기도 합니다.

국제적 안보 이슈로 부각된 지가 오래고,
국제질서의 핵심 이슈 가운데 하나가 되어 있습니다.

지난 달 윤석열 대통령께서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북한의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의지보다
국제사회의 북한 비핵화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저는 우리가 북핵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북핵 문제 해결 의지를
지속적으로 견인하는 동시에,
우리 주도의 해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원칙과 일관성에 기초한 대북정책을 통해
남북 및 국제사회가 서로 협력의 선순환을 이루고
남북관계의 실질적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야 합니다.

저는 우리가 이러한 노력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가깝게는 남북 간 다시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하는 날이 올 수가 있고,
조금 더 멀게는 한반도 통일의 기회가
반드시 찾아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오늘 이 자리가
새로운 대북정책 추진에 이정표를 제시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되길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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