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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Speech

판문점 방문 모두말씀

작성자
관리자
작성자
장수민
작성일
2022-11-29
조회수
1709

1.

여러분, 반갑습니다.

통일부장관으로서 오늘 첫 판문점 방문인데, 날씨가 꽤 추워진데다가

이 곳 판문점의 체감온도는 훨씬 더 추운 것 같습니다.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도발로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졌고 남북관계가 그야말로 얼어붙어 있는데, 작은 훈풍이라도 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판문점에 왔습니다.

판문점에 오니 말 그대로 만감이 교차합니다.

판문점은 한국전쟁 휴전협상 등이 있었던 ‘전쟁과 대립’의 장소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71년 남북적십자 접촉을 시작으로 2018년 정상회담을 포함하여 총 370여차례의 회담이 열렸던 ‘대화와 화해’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2.
지금 남북관계가 끝을 모를 긴장으로 치닫고 있습니다만, 지금부터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 곳 판문점의 미래도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공간을 단절과 긴장의 장소가 아니라 연결과 협력의 공간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듯이, 남북관계에 따뜻한 온기가 돌던 때도 있었습니다만, 번번이 상황이 악화되는 악순환을 반복해 왔습니다.

거듭 말씀 드리지만, 저는 이 악순환의 근본 원인이 서로의 ‘신뢰의 결핍’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남북이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우리가 아무리 좋은 제안을 한다고 해도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남북관계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남북관계를 풀어갈 해법은 꾸준한 대화를 통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길밖에는 없습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에 대해 적대의지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역대 정부가 그래왔듯이 흡수통일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북한의 핵위협과 무력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남북관계를 지속 가능하게 발전시키고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실현해서, 우리 모두가 바라는 평화통일의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일관된 노력을 펼쳐갈 것입니다.


3.
이러한 목표 하에 우리 정부는,

지난 8.15 경축사를 통해서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 이후, 지속적으로 북한의 호응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라는 단단한 원칙을 세워놓고,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대화에 응하고 비핵화 논의를 시작하면, 경제적 협력과 외교적 지원은 물론, 과감한 정치·군사적인 상응 조치도 준비할 것입니다.

남북 간 모든 현안은 결국 대화를 통해 단계적으로 풀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취임 이후 일관되게 밝힌 바와 같이, 저는 북한이 지금이라도 대화의 장에 나오기를 바라며, 언제 어디서든, 어떤 형식의 대화라도 북한이 원하면 나갈 의지가 있다는 말씀도 드립니다.

핵 문제 뿐만 아니라 정치군사적 대결 상태를 해소하고 이산가족 등 인도적 문제를 포함하여 남북 간 상호 관심사를 허심탄회하게 대화함으로써 함께 해결책을 찾아 나갔으면 합니다.

지금과 같이 한반도의 안보 위기가 고조되는 것은 남북 모두에게 아무런 득이 되지 않습니다.

북한의 도발 행위는 남북관계 뿐만 아니라, 현재 북한이 제기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지금 북한 당국이 저에 대해 여러 험한 말들을 하고 있지만, 저는 개의치 않고 의연하게 열린 자세로 북한 당국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남과 북의 책임 있는 당국이 만나서 현 상황을 타개하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줬으면 합니다.

더 이상 북한은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우리 정부의 진정성을 왜곡하지 말고, 우리의 제안에 호응해 오기를 바라며,

조만간 바로 이곳 판문점에서 직접 마주하여 남북 간 현안들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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