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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여가 활동

북한 주민은 생산활동은 물론 생산 외적 조직활동에도 참여해야 하며, 경제난 이후에는 정규 일과 후에도 개인 장사 등 부업으로 바쁘기 때문에 하루 일과에서 여가를 찾기가 쉽지는 않다. 더욱이 열악한 전기 사정으로 인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은 더욱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북한 주민이 비교적 자주 하는 여가활동은 영화 감상, 공연 감상, TV 시청 등이다. 영화 및 공연 감상은 북한 주민이 전통적으로 즐겨온 여가 활동으로 공장·기업소, 협동농장 등 직장 단위로 단체관람을 주로 한다. 전기 사정이 열악하다보니 최근에는 태양열 전지판, 축전지 등을 통한 TV 시청이 많아졌다. 특히 시장을 통해 외부 영화나 드라마 등이 유입되면서 공식 채널보다 휴대용 매체를 통한 드라마 시청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정은 시대 들어서는 체육 활동이 주요 여가 활동으로 강조되고 있다. 북한 당국은 과거부터 체육의 대중화·생활화를 추구해왔는데, 1990년대 들어 북한 사회가 심각한 경제난에 처하면서 체육의 대중화·생활화도 함께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선군정치’에 맞춰 국방체육을 중심으로 한 대중체육활동을 꾸준히 독려했지만, 생활고에 시달리던 주민들에게는 체육활동에 참가할 여력이 없었고, 당국 역시 주민들의 체육활동에 필요한 지원을 할 처지가 아니었다. 그런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2012년 이후 이러한 상황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북한 정부가 체육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체육의 대중화·생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 당국은 체육의 대중화·생활화를 위해 체육시설 신설·리모델링에 주력하고 있다. 2012년 11월 평양에 ‘인민 야외빙상장’과 대규모 롤러스케이트장을 새로 개장했고, 이후 남포시, 원산시 등 전국 곳곳에 롤러스케이트장이 만들어지면서 롤러스케이트, 인라인스케이트가 유행했다. 2013년 5월에는 축구장, 농구장, 배구장, 롤러스케이트장을 갖춘 ‘능라인민체육공원’, 10월에는 대형 워터파크 ‘문수물놀이장’, ‘미림승마구락부’(클럽) 등이 새로 문을 열었다. 또한 ‘평양체육관’, 능라도 ‘5월1일경기장’처럼 규모가 크고 상징적인 체육시설을 리모델링했고, 우리 태릉선수촌처럼 국제대회 메달의 산실이었던 ‘평양청춘거리체육촌’, 대표적 동계 스포츠 시설인 ‘백두산지구체육촌’도 리모델링을 마쳤다. 2017년에는 평양 보통강 근처에 종합체육관, 축구장, 농구장, 배구장, 숙소 등을 갖춘 ‘평양시 체육촌’을 완공했다.

 

이러한 체육의 대중화·생활화 움직임과 관련해 특히 주목되는 종목은 ‘스키’이다. 아직 대다수 주민의 생활수준이 스키를 대중적으로 즐길 정도는 안 되지만 스키 대중화·생활화를 위한 인프라는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2013년 12월에 대규모 스키 리조트인 ‘마식령 스키장’이 개장했고, 2018년 1월에는 자강도에 규모는 작지만 청소년이 주로 활용할 ‘강계 스키장’이 문을 열었다. 2018년부터는 청소년들의 전국 대회 종목에 스키가 새로 추가되기도 했다.

 

한편 북한 사회에서는 남한 주민의 주요 여가 활동 중 하나인 여행은 활성화되지 않았다. 이동을 허가하는 증명서가 필수적이고, 교통 사정도 아직은 열악하기 때문이다. 이동을 허가하는 증명서로는 출장증명서와 여행증명서가 있다. 출장증명서는 공적 용무를 위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경우에 발급되며 여행증명서는 관혼상제 등의 ‘사적용무’의 경우에 발급이 가능하다. 그런데 경제난 이후에는 장사를 목적으로 뇌물을 주고 여행증명서를 발급받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여행증명서를 발급받아 주요 도시에 숙박하며 최신정보를 취득해 부를 축적하려는 주민들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출처 : 2022 북한이해(통일교육원) 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