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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제도

고등교육

북한의 고등교육은 1946년 10월 김일성종합대학을 평양에 설립하면서 시작되었다. 6.25전쟁 후 3개년 복구 건설기(1954~1956년)에는 정치·경제 분야의 대학들이 신설되었고, 이후 중등 의무교육 제도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중등 교원을 양성하는 교원대학과 사범대학의 확장에 주력하였다. 1960~1970년대에는 경제 계획 수행에 필요한 기술자 확보를 위해 ‘일하면서 배우는 대학’으로서 공장대학·야간대학을 설립하는 한편, 소규모 공장대학, 통신대학, 전문학교 등을 증설하였다.

 

오늘날 북한의 고등교육 기관으로는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김정은국방종합대학 등 3개의 종합대학 및 일반 단과대학과 농장대학, 어장대학, 공장대학 등 산업체 부설 현장대학이 있다. 김정은 집권 초기에는 종합대학을 확대하는 방침을 취하여 신의주농업대학을 평북종합대학으로, 함흥컴퓨터·경공업·건설대학을 통합하여 함흥화학공업종합대학으로 개편하면서 지역별 종합대학을 신설하고, 한덕수평양경공업대학, 장철구평양상업대학, 평양기계대학등을 종합대학으로 승격시키는 등 고등교육 체계를 개편한 바 있다.

 

그러나 2019년 하반기 이후 북한은 기존의 종합대학 확대 정책을 변경하여 다시 학부 체제로 복귀시키거나 부속 대학을 분리하면서 축소하고 있다. 또한 전국대학 교육총화회의 개최 등을 통해 중앙과도급대학, 교원양성부문 대학, 직업기술대학, 공장대학 등 대학별순위를 발표하고, 교육내용의 실용화·종합화·현대화 및 ‘학술일원화’를 촉구하고 있다.

 

한편 전민과학기술인재화 방침에 따라 최근에는 주요대학 산하에 첨단·핵심기술 연구 사업을 추진할 연구원을 설립하고 학부과정에서부터 박사과정까지 일괄 이수할 수 있도록 하는 ‘연속교육 체계’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책공업종합대학 산하에는 ‘미래과학기술원’을, 김일성종합대학 산하에는 ‘첨단기술개발원’ 등을 신설했다. 또한 북한은 전문학교를 직업기술 대학으로 전환하고, 직업기술대학 규모를 확대하고 교육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실천형 기술 인재’를 양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의 고등교육은 학교나 학부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학제를 채택하고 있다. 예를 들면 교원대학과 전문대학은 3년제, 대학교원을 양성하기 위한 기관인 김형직사범대학(5년제)을 제외한 사범대학은 4년제, 단과대학과 종합대학은 학부에 따라 4~6년제 등 다양하다.

 

북한의 대학 진학은 대학 입학 추천을 위한 예비시험과 도별 각 대학의 본시험 등 일정한 절차를 거쳐 이루어진다. 내각 교육위원회가 도별로 각 대학 등에 본시험을 위한 수험생 수를 정하면, 시·군인민위원회는 도에서 할당한 인원수를 바탕으로 예비시험에 합격한 학생에게 수험통지서를 발급해 준다. 예비시험을 거쳐 대학 추천을 받은 학생은 전체 중학교 졸업생의 약 20%이며, 이 가운데 시험에 합격해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은 평균 10% 수준이다.

 

대학 시험에 떨어지면 남학생은 군대에 가고 여학생은 직장에 배치된다. 북한에서는 재수생은 없지만 군대나 직장에 배치되었다가 추천을 받아 다시 대학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곧바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성적뿐 아니라 출신성분이 우수한 학생들로서 ‘직통생’ 또는 ‘직발생’ 등으로 불린다. 경제난 이후에는 대학 입시에 있어서 성적과 출신성분 이외에도 경제력이 중요한 조건이 되고 있다.

 

대학의 교육과정은 학교와 전공별로 다양한데, 대체로 정치사상교과, 일반 교과, 일반기초, 전공기초, 전공 등 다섯 가지 영역으로 구분되어 있다. 정치사상 교과와 외국어, 체육 등 일반 교과는 전공과 무관하게 모두 이수해야 한다. 일반기초 과정은 전공과목과 전 대학에 규정된 공통 과목으로 구성된다. 전공기초 과정은 전공에 필요한 준비 과목으로 구성되며, 전공 과정은 지정과목과 선택과목이 있다.

 

최근 북한은 정보통신 및 컴퓨터 교육 강화를 목적으로 대학에 컴퓨터공학부, 정보공학 강좌, 정보공학과를 설치하여 IT 중심 학부로 대학 제도 개편을 시도하였다. 또한 대학에서 정보교육, 생명과학, 나노과학기술 교육의 강화를 위해 여러 학과 및 학과목을 통폐합하여 새로운 학과와 학과목을 신설하고 이에 따른 교육과정안을 개편하고 있다. ‘평양컴퓨터기술대학’의 경우, 기존 프로그램공학부를 ‘지능정보공학부’로 전환하여 인공지능 교육 사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북한 당국은 김정은 시기 ‘전민과학기술인재화’ 방침에 따라 고등교육 부문에서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게 교육체계와 내용, 방법을 결정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과학기술 교육의 질을 더욱 높이도록 전 사회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일하면서 배우는 교육체계’와 ‘기술전습체계’를 활성화하고, 전국의 도서관, 자연박물관, 과학전시관의 현대화를 실시해 나가고 있다. 또한 공장 근로자들이 사이버대학 수강을 할 수 있도록 기존의 ‘공장대학’에 ‘과학기술 보급실’을 확대하고, 2015년 10월에는 ‘과학기술 전당’을 설립하는 등 과학기술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북한 당국은 과학기술과 관련된 국제 교류에도 관심을 갖고, 중국, 러시아 등 일부 국가들과 학술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평양과학기술대학’은 “과학기술, 경영분야 인력 양성을 통한 북한 국제화와 경제 자립 도모”를 목적으로 북한의 요청에 의해 남북 합작으로 2010년 10월에 설립된 이공계 특수대학이다.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는 전기공학(컴퓨터·통신·산업자동화), 농·생명공학, 국제금융·경영학 등의 전공이 있다. 2018년 3월 기준으로 재학·졸업생1,100여 명 중 40명 정도의 우수 학생을 유럽·남미·중국 등에 유학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양과학기술대학은 2011년부터 격년(2017년 취소)으로 미국, 호주, 독일 등 유명 학자들이 참가하는 국제 학술토론회를 개최해 왔다.

출처 : 2022 북한이해(통일교육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