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취약계층

세계인권선언은 전문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와 함께 남녀평등권에 대한 개념을 재확인하고 있다. 제2조에서는 모든 사람이 성을 포함한 어떠한 이유에 의해서도 차별을 받지 않고 이 선언에 규정된 모든 권리와 자유를 누릴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으며, 제25조 제2항에서는 어머니와 어린이는 특별한 보호와 원조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유권규약과 사회권규약에도 여성의 권리와 연관되는 규정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세계인권선언과 양대 인권규약은 여성의 권리를 특수성 속에서 파악하기보다는, 남성과의 관계에서 평등권 실현의 형태로만 보장하려 하는 한계점을 보인다. 1981년 9월 3일 발효된 여성차별철폐협약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사적 영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성문제의 특수성에 대한 인식과 성 인지적 관점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종래의 여성 관련 국제문서와 구별된다.

북한은 2001년 2월 27일 여성차별철폐협약을 비준했다. 북한은 2016년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제출한 제2·3·4차 통합보고서에서 “북한 여성들은 사회의 완전한 주인으로서, 정치, 경제, 사회 및 문화적 생활의 모든 분야에 있어 남성과 평등한 권리를 향유하며, 조국 번영을 위해 위대한 업적을 수행했다”고 자평하였다. 북한은 법제도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남녀평등을 보장해 왔고, 헌법과 가족법에서 남성과 평등한 여성의 정치·사회 참여권과 가정생활에서의 권리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사회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여성의 권리를 보다 철저히 보장하여 여성의 지위와 역할을 더욱 높이고자 2010년 여성권리보장법을 채택했으며, 남녀평등을 보장하기 위한 일관된 정책을 추진하고, 모든 형태의 차별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한편, 북한은 2019년 UPR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서는 모성보건 환경이 전반적으로 향상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성차별철폐협약 전문에 명시된 바와 같이, 여성에 대한 차별은 권리평등 및 인간존엄성 존중의 원칙에 반한다. 여성에 대한 차별은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조건하에 국가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및 문화적 생활에 참여하는 데 장애가 될 뿐 아니라, 사회와 가정의 번영 증진과 여성 잠재력의 완전한 개발을 어렵게 한다.

북한은 여성차별철폐협약에 명시된 차별의 개념을 여성권리보장법에 수용하고 모든 형태의 직·간접적인 차별을 금지하고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북한 여성은 성역할의 정형화와 제한적인 사회진출, 남성 세대주 중심의 가정생활, 시장화 이후 가사노동과 사회노동의 이중부담으로 인해 여전히 직·간접적인 차별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피임이나 낙태 과정에서 가임기 여성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으며, 아직도 많은 여성이 임신 기간 내내 적절한 검사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최근 조사에서는 여성의 경제력 향상으로 가정 내 발언권이 높아졌다는 증언과, 젊은 세대 중심으로 성평등적 가치관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는 증언이 수집되고 있다. 또한 남성이 여성의 경제력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가정폭력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는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이는 당국의 조치에 의한 구조적 개선이 아닌, 배급제 붕괴와 장마당의 출현이라는 현상이 빚어낸 의도치 않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여성은 가족의 생계유지를 위한 경제활동으로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며 가사일까지 전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은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일 필요가 있다.

출처: 2021 북한인권백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