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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표현·종교의 자유 제한

선전 - 선동의 편재
북한 주민들은 언제 어디에서나 지속적으로 국가 선전에 노출되어 있다.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내에 선전선동부가 선전 지시를 기본적으로 지휘하는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 1981년에 “당 선전일군들”에게 전달한 연설에서 김정일은 “… 선전선동 사업의 탄탄한 기초는 유일한 당 중앙위원회의 영도력을 기반으로 세워졌다”고 하였다. 김정일은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건설하기 위한 사상교양과 선전·선동을 강화할 방법에 대해 지도하였다. 그는 “구두선동,” “예술가에 의한 선동,” 시각 자료의 효과적인 사용 및 간부들이 모범적인 실천은 모두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선동의 다양한 형태라고 이야기하였다.

지방 행정기관, 학교, 직장, 기타 여러 사회적 수준에서 활동하는 선전 단위들은 중앙에서 결정된 메시지들을 재생산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또한 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의 지시에 따라 선전 자료들을 게시한다. 예를 들면 각 도의 미술부는 최고지도자와 그들의 업적을 그리고 이 그림들의 전시회를 열며 공공기관 및 기업의 복도와 벽에 이 그림을 걸어야 할 임무를 맡고 있다. 평양에 있는 만수대창작사는 김씨 일가를 찬양하는 선전 그림, 벽화, 포스터, 전광판 및 기념비를 제작하는 중앙 기구로 알려져 있다. 만수대창작사는 약 1천여 명의 미술가들을 포함하여 4천 여 명의 주민을 고용한 세계 최대의 미술 공장이다.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 중에 특별히 우수한 그림들은 그 학생의 학교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에도 전시된다. 대학교와 군에도 지정된 미술가들이 있는데 이들은 대학교 내 강당과 부지 곳곳에 게시할 포스터와 전광판을 위한 선전 자료를 만들거나 교과서 및 군 사관학교 교육용 기타 출판물의 삽화를 그린다.

최고지도자의 인물화와 기념비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조선중앙통신은 2013년 4월 “국가예산에서 경제발전과 인민생활향상에 지출총액의 44.8%의 자금을 돌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탄생 100돐에 드리는 기념비적창조물들을 일떠세우고 주체화, 현재화된 자립경제의 물질기술적 토대를 튼튼히 다지며 조국의 면모를 일신시키기 위한 사업을 자금적으로 보장하였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출처를 인용한 또 다른 신문은 3,200개의 영생탑과 400개의 모자이크 벽화, 그리고 23미터 높이의 김일성, 김정일 동상 건립을 위해 미화 약 2억 달러 상당의 비용이 쓰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의 각 가정에는 적어도 세 개의 그림 즉, 김일성, 김정일 그리고 둘이 토론 중인 모습을 그린 세 가지의 초상화가 액자에 걸려있어야 한다. 김정은의 초상화를 전시하라는 명령은 아직 없다. 이는 김정일이 확립한 전례를 따르는 것일 수도 있다. 김정일은 김일성 사후 전통적인 3년의 애도 기간이 끝날 때까지 자신의 초상화를 추가하지 않았다. 모든 북한 주민들이 김일성 초상화 배지를 충성의 표시로 달아야 하는 것은 널리 알려진 바이다. 모든 사람들은 이와 같은 초상화 앞에서 허리 굽혀 인사를 하고 이들을 완전 새 것처럼 보존해야 한다.

다음과 같은 증언들이 보여주듯이, 북한 지도자들의 이미지에 대한 그 어떠한 손상이나 파괴도 가장 심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정치범죄로 간주된다.
  • 한 증언자는 자기 아버지가 엎질러진 음료수를 닦기 위해 사용한 날짜가 지난 신문지에 김정일의 이미지가 인쇄되어 있었는데 의도치 않게 이를 더럽힌 일로 결국 정치범수용소(‘관리소’)에 보내진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나머지 가족이 같은 운명에 처해지지는 않았지만 적대 ‘성분’으로 취급되어 수십 년 간 혹독한 차별에 시달렸다.
  • 한 증언자에 따르면, 함경북도 한 병원의 직원은 매주 의무적으로 김일성 초상화를 닦다가 어느 날 실수로 액자의 유리를 깨뜨려 국가안전보위부의 조사를 한 달간 받았다고 한다.
2012년 7월 조선중앙통신은 한 남자의 진술을 게재했는데, 북한 당국은 그가 한국과 미국을 배후로 김일성 일가의 동상과 기념비 등을 파괴하는 “테러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 기사는 그 남자가 곧 처형에 처해질 것임을 암시하였다. 다른 소식통은 그가 단지 그 행위 때문에 처형되었다고 확인해 주었다.

선전은 북한 주민의 일상 생활 모든 측면에 침투하고 있다. 국가가 통제하는 언론 외에도 북한 주민은 그들의 가정이나 공공 장소에서도 피할 수 없는 선전에 노출되어 있다. 북한을 방문한 한 외국인 여성은 공공 장소에서 국가 선전이 확성기를 통해 얼마나 만연하고 있는지 보고 놀랐다며 조사위원회에게 그녀의 경험을 이야기하였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의 통제(아래를 참조)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들은 “고정 통로(fixed line)” 방송을 통해 국가로부터 정보를 얻는다. 고정 통로 방송 시스템은 북한의 각 가정에 고정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방송된다. 관리들은 이 스피커가 제대로 설치, 작동하는지 정기적인 점검을 실시한다. 이러한 고정 통로 방송은 “금지된” 뉴스와 정보(즉, 외부세계가 알아서는 안 되는 뉴스 등)를 전달하는데 사용되며 비상 사태에도 활용된다. 고정 통로 방송을 통해 전해지는 정보는 공장과 농장지대의 상황과 관련된 내용 및 각 집단 농장의 생산 수확 성과를 포함한다. 범죄자나 각종 범죄의 처벌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도 이 고정 통로를 통해 방송한다.

범죄자의 이름과 그들의 주거 지역에 대한 정보도 보도하며, 이는 다른 주민들에게 경고하면서 같은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 정진화 양은 철도 라디오 방송의 신문을 읽는 아나운서로 일했다. 최근에 개별적인교통 수단이 등장하기는 했지만 열차는 여전히 북한에서 장거리 이동의 주요 교통 수단이다. 그렇기 때문에 열차는 사상 주입을 위한 훌륭한 기회를 제공한다. 철도 방송원으로 일했던 정씨는 ‘노동신문’(조선노동당 당보)의 특정 기사들을 읽도록 평양으로부터 구체적인 지시를 받았다. 열차 라디오 방송은 육성으로 기사들을 읽는 업무뿐만 아니라 평양의 당 선전부로부터 뉴스와 사전에 녹음된 내용을 담고 있는 카세트테이프(후에는 CD)를 방송할 의무를 지고 있다.
  • 그녀는 “노동신문에서 읽는 내용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동일한 것 같습니다. 1면과 2면은 김씨 일가와 관련된 정치적인 이슈를 다룹니다. 3면과 4면은 발전, 경제, 또는 북한 주민과 관련된 사안이고, 5면과 6면은 남한이나 미국과 같은 다른 나라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소위 신문이라는 지면 위에서 다루는 내용은 지금이나 20년 전이나 변함이 없습니다”고 하였다.
아나운서들은 조선노동당 산하 선전선동부로부터 신문을 읽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도를 받는다. 말하는 방법과 강조하는 방법에 대한 지침 매뉴얼이 있다. 예를 들어 위대한 지도자 또는 경애하는 지도자의 이름을 말할 때는 존경과 애정을 전달하기 위해 적용해야 하는 특별히 느리고 높은 음조를 사용하여 발음하는 방법이 있다. 다른 한편, 미국이나 남한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신경에 거슬리는 음조로 말해야 한다. 적의와 증오를 전달하기 위해서 단어를 씹듯이 발음해야 한다.

모든 열차에는 승객들뿐만 아니라 라디오 뉴스 아나운서를 포함한 승무원들을 감시하는 임무를 맡은 정치 요원이 탑승하고 있다. 방송원들이 위대한 또는 경애하는 지도자의 이름을 잘못 발음하거나 더듬는 일로 곤경에 처할 수도 있다. 기차 위의 전류가 약하게 흘러서 녹음된 테이프의 소리가 잘못 전달될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 방송원은 신속하게 테이프를 꺼내어 지도자들의 이름이 왜곡되는 즉, 용납할 수 없는 형태로 방송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북한 주민들은 유년기 시절부터 김씨 일가를 존경하고 국가 이념을 그들 자신의 사상과 양심으로 내면화해야 한다고 교육받는다. 조사위원회는 북한 주민들이 그들의 생애 전반에 걸쳐 직장에서든 그 밖에서든, 활동이 규제되고 국가에 의해 면밀히 감시되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북한 주민 개개인은 국가가 통제하는 사회단체의 활동에 가입, 참여할 수밖에 없고 다른 선택권이 없다. 그에 따르지 않으면 그 사람의 기록에 오점이 남고 사회적 성공 가능성에 지장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출처: 2014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통일연구원 국문번역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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