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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탈북자 만난 트럼프…미 언론 “김정은 정권 겨냥한 신무기”

(한겨레 2018.2.2) 탈북자 만난 트럼프…미 언론 “김정은 정권 겨냥한 신무기”

지성호씨 등 탈북자 9명 집무실서 면담
북한 인권문제 국제무대 부각 ‘평판 악화’ 전략
‘웜비어 사망이 북 인권 관심 계기’ 분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의회에서 국정연설을 하던 중 탈북자 지성호씨를 소개하자 지 씨가 목발을 들어 박수치는 청중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집권 뒤 처음으로 탈북자들을 만난다. 지난달 30일 새해 국정연설에서 탈북자 지성호씨를 초정한 것에 뒤이은 조처로, 북한 인권문제를 대북 압박 지렛대로 삼겠다는 뜻을 안팎에 발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일정표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오전 11시30분(한국시각 3일 오전 1시30분) 자신의 집무실에서 탈북자들과 면담 약속이 잡혀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일 “한국과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9명이 백악관에 초대돼 북한 실상을 전한다”며 “약 30분 간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백악관 관료들과 함께 북한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이번 행사에 북한 인권단체인 나우(NAUH)의 대표를 맡고 있는 지씨를 비롯해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탈북자 출신의 자유아시아방송 기자 등 각 분야별로 정착에 성공한 탈북자들이 선정됐다고 전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지난 2006년 탈북자 김한미(6) 양 가족과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2008년엔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조진혜 씨와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등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만났다.

 

이번 행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의 대북 압박’ 정책과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은 동맹국들에 대해서도 ‘가장 약한 고리’를 공격한 뒤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이에 비춰볼 때 북한에 대해선 큰 약점 가운데 하나로 평가되는 인권문제를 국제사회에 부각시키는 ‘평판 악화’ 전략으로 북한 지도부에 대한 심리적 압박을 높이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문제에서 탈북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며, “북한 김정은 정권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무기는 바로 탈북자”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나 미얀마 로힝야 소수민족에 대한 인권탄압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그가 북한 인권에 유독 관심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선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뒤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는 해석도 있다.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830599.html#csidx3174ba276568ac482bee6bb888ef03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