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다큐멘터리 나는 탈북 사장님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
자본주의 시장은 항상 전쟁인 거 같아요
어떻게든 살아 남아야 됩니다
특집 다큐멘터리 나는 탈북 사장님입니다.
-평양냉면 대표 하진우-
[창업 희망 북한이탈주민 50% / 출처:국가인권위원회]
북한이탈주민들의 창업 의지는 매우
높은데요
[실제 창업자 비교 / 12% 북한이탈주민 중 기업가 비율 / 21% 남한 경제활동인구 중 기업가 비율 /
출처: 남북하나재단]
하지만 실제 창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생각보다 낮습니다.
[북한이탈주민 기업가
애로사항
자금조달 53.4%. 극심한 경쟁 53.4%, 소비자 인식 38.9%, 판매 32.8%, 우수 인력 채용
25.2%, 제품 및 자원 확보 22.1% / 출처: 아시아재단, 2018년]
여러 가지 환경이 남한 출신들에 비해
녹록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현정 통일연구원 박사 / 탈북민
대한민국에서 태어나서 이곳에 학연과 지연 혈연이 다 있다면 (문제가 발생하면)
어디서 빌려서 어떻게든 메꿀 텐데 우리는 (탈북민은) 그 기반이 없잖아요. 사회적 기반이 없기 때문에 어쩌면 그런 상황에서
(탈북민의) 대처 능력이 훨씬 떨어지는 거죠.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스스로가 마케팅도 해야 하고, 영업도 해야 하고, 물건도 팔아야 한다. 정말
본인들이 철저하게 준비해야만 이렇게 살아남을 수가 있다.
치열한 시장 경제 속에서도 살아남는 탈북 소상공인들이 있습니다.
이가영 통일부 사무관
남북하나재단에서
재정 지원을 한 탈북민 창업자 수가 지금 1,143명 정도 되는 데 5년간 사업 유지 비율이 50%입니다. 우리나라 일반 국민
신생기업 유지 비율이 34% 이거든요. 그거에 비해 탈북민 창업의 유지율이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구광역시 달서구
누구나 성공을 꿈꾸지만 쉽지 않은 것이 현실 입데요.
북한 음식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식당을 찾았습니다.
같은 민족이라고 해도 낯설 수밖에 없는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창업한 식당 여러 시행착오 끝에
이제야 자리를 잡아가는 중입니다.
진짜 맛있어요. 옛날에 (먹어본) 맛이 난다고 할까
창업한지 1년 반
많지는 않지만, 손님들이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하진우 평양냉면 대표 / 2013년 탈북
반죽부터 시작해서
고기를 썰고 육수를 내고 그런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누가요?
부인이자 메인 셰프가요
주방을
책임지는 탈북민 출신의 아내
김봄순 부인 / 2018년 탈북
고모가 (북한) 옥류관에 다녔었거든요. 그래서
(고모가 저에게) 기술을 배우면 그래도 먹고 살지 않냐, 북한에선 여자들이 다 벌어서 살잖아요. 평양으로 오라 해서 고모한테
기술을 배우게 됐죠.
이 식당은 옥류관에서 배운 황금 비율의 반죽 비법에 남한의 입맛을 더한 부드러운 면발에 평양냉면이 주메뉴입니다.
제일 더운 지방이 대구잖아요.
그래서 (시원한 냉면이 잘 팔리겠다.) 그것을 생각하고 왔거든요.
겨울이
되니까 아예 손님이 딱 끊기는 거예요
그래서 너무 충격받아서
어떻게 하면 손님이 끊이지 않고 장사를 할지
생각하고 메뉴도 계속 개발을 하고 있어요
하진우 평양냉면 대표 / 2013년 탈북
이제는 사업을 해도, 내가 실패를 안 할 자신이 있다고 했을 때 이
가게를 차린 거였거든요
그렇게 해도 쉽지 않은 게 자영업인 것 같습니다
냉혹한 자본주의 시장 이상은 현실과 달랐지만 포기할 순 없습니다.
잘 버티고 있는 거죠. 어떻게든 이 사업을 성장시켜 나가려고 하는데, 거기에 자본력도 부족하지, 인맥도 없지, 대한민국에서
거의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밖에 사업이 안 되니까 (힘들죠)
맛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치솟는 재룟값에 버거운
임대료까지 현실은 참담한 상황인데요. 좀 더 버티기 위해 선택한 것이 있습니다.
오후 시간에 시간이 남을 때 사과를 판매해서 수익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거는 라이브
조금이라도 가게에
보탬이 되고자 라이브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요
절실함이 가득한 얼굴에 긴장감이 맴돕니다
지금 이렇게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금 두 분 들어와 있네요.
실시간 소통이 중요한데요.
소리가 안 들리는 돌발 상황 발생
일단 볼륨을 지금 다 높인 상태거든요
개미 소리라고요? 이상하다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당황했는데요
마음을 진정하고 겨우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아직 조금은 어색하지만,
제품의 특징과 장점을 잘 전달해 봅니다.
이만한 사과를 혹시 보신 적 있나요?
이런 사과가 5kg에 2만 9천 원 이번 주까지만 (판매합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라이브 제한이 들어왔다는데, 그러면 저는 갔다가 저녁
방송으로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팔렸어요?
아뇨. 누군가 지금 신고해서 (못 팔았어요.)
신고하면 제한된 시간이 끝나야 사람들이
들어오는데 제한 시간이 (아직 남았어요.)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계속 생기네요
이런 것들은 예상을 못 하는 일인 거죠
단 하나도 팔지 못해 아쉽지만, 다음을 기대해 봅니다
하지만 마음이 조급해진 하진우 대표 사과는 시간이 지나면서
상하는 것들도 생겼는데요
어떻게 해서든 판매하려고 가게 앞에 처음으로 좌판을 만들었습니다.
하진우 평양냉면 대표/ 2013년 탈북
저희 가게 앞이 (유동 인구가 많은) 대로변이잖아요
혹시 이렇게
(판매)해도 팔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오늘 한번 꺼내놨습니다
이 사과는 상처가 좀 있는데 당도는 좋은 사과예요
길을 지나가며 사과에 관심을 보이신 어르신 곧바로 지갑을 엽니다
(사과) 드셔보시고 또 오십시오
절박함으로 만든 가게 앞 좌판 오늘 하루 돌발상황 속에서 힘든 하루였는데요
두려워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한 결과 하진우 대표에게 작지만, 새로운 희망이 생겼습니다.
이렇게(판매) 해서 오늘 한 명의 내 고객이 생기면 내일 또 한 명 생기고, 365일이면 365명이 생기는
거잖아요
이렇게 10년을 하게 되면 3,650명이 생기는 거라고요
다음 달부턴 찐빵도 판매하거든요
이 방송 보는 사람들이 별걸 다 한다고 하실 수도 있는데 일단은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합니다
갔다 올게.
고생해~
저녁 장사를 시작하기 전에 하진우 대표가 바쁜 발걸음으로
찾아가는 곳이 있습니다.
자신을 쏙 빼닮은 귀여운 딸을 데리러 온 건데요
모든 부모의 마음처럼 내 아이에게는
자기가 겪었던 힘든 것들을 겪지 않고 좀 더 나은 환경에서 키우고 싶은데요 하진우 대표가 때론 지치고 힘들어도 멈출 수 없는
이유입니다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함경북도 출신의 하진우 대표 탈북 브로커를 하다 남한으로 와서 가정을 이루기까지
수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진우 평양냉면 대표 / 2013년 탈북
처음에는 백화점 서비스직에서 일을 1년 정도 했었거든요. 왜냐하면 한국
사회에 대해서는 일단 모르니까 백화점 가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백화점에
취직했죠
그런데 스트레스를 엄청 많이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북한 출신인데 처음에는 (북한) 사투리도 엄청 심하고
대한민국에는 외래어가 많잖아요. (일할 때) 무선으로 3번 에스컬레이터 한번 가봐 이러는데 에스컬레이터가 뭔지 제가 이해를 못
하는 거예요.
백화점을 그만두고 시작했던 트럭 운전 매일 20시간 넘게 일하다 희귀병인 강직성 척추형 진단도 받았는데요 하지만 도전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제가 예전에 (북한에 계신) 엄마랑 통화를 했었는데 저희 엄마가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엄마가 북한에서 유일하게
목숨을 걸고 사는 이유는 네가 한국에 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유일한 희망이 잘못 살고 있고, 허둥지둥 방황하고
이러면 저희 엄마한테 얼마나 큰 실망이 되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내가 꼭 자영업으로 해서 성공해야 한다. 탈북자로서
저렇게 성공한 애는 쟤밖에 없어서 그런데 성공한 이유가 있다. 그런 얘기를 많은 사람이 해줬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