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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담담] 어르신 돕기에 나선 이유는? 북에서 온 슈퍼우먼Ⅱ

작성자
관리자
작성자
장수민
작성일
2025-01-29
조회수
170

조수빈>
안녕하세요. 통일담담의 아나운서 조수빈입니다.
방송 생활 오래 하면서 슈퍼우먼이다. 이런 이야기 많이 들었는데요. 이분들 앞에서는 명함도 못 내밀 것 같습니다. 북한에서 온 슈퍼우먼들 신경순 대표님 정은심 원장님 오늘도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정은심/다온오양병원 원장, 탈북민
신경순/신영무역 대표, 약담밤 회사 운영, 탈북민)

정은심, 신경순>
안녕하세요

(통일담대한 담화 / 북에서 온 슈퍼우먼들, 그 두 번째 이야기 )

조수빈>
신경순 대표님의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밤 이야기 들어봤었는데 정은심 원장님 이야기해 볼게요. 언제 탈북 하셨고 어떻게 한국에 오신 거예요?

Q. 탈북하게 된 이유?

정은심>
2006년 10월에 한국에 입국했고요. 뭘 공부하지? 하다가 사실 유아교육을 공부했거든요

조수빈>
북한에서요?

정은심>
네~ 그런데 아이들과는 안 맞더라고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정은심>
아이들을 너무 사랑하고, 좋아하고, 예뻐하지만, 아이들보다는 노인을 더 좋아하고 사랑하더라고요. 그건 나중에 알았고 그때 아이들 하려니까 싫더라고요. 그래서 고용지원센터에서 알선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간호조무사 공부를 하고

조수빈>
간호조무사 공부를 하셨다

정은심>
네 하게 되었습니다.

조수빈>
고전에 저희가 정은심 원장님의 스물한 살로 돌아가 볼게요.

정은심>

조수빈>
북한에 사신 거잖아요. 북한 어디에 사셨어요?

정은심>
강원도 원산에서 살았습니다.

조수빈>
거기는 남한과 가깝지 않나요?

정은심>
멀어요

조수빈>
강원도라 가까울 거 같은데

정은심>
아니에요 해변가에 무궁화가 흐드러지고 소나무가 많아서
아름다워요
백사장이 몇 미터 쭉 나와 있어요. 우리 집에서 어른 걸음으로 30분 정도 걸어가면 백사장이 나오고 송도원이 나오거든요
거기에서 원산 앞바다 다 떠요
(북한에서도 아름답기로 유명한 원산 앞바다 그리고 송도원)

조수빈>
많이 들어 봤어요

정은심>
거기 아름다운 곳인데 거기서 생활하던 곳인데 나고 자라고 명태 지겹게 먹고 정어리 많이 먹었고

조수빈>
그래서 피부가 좋으시구나

정은심>
아닙니다.

조수빈>
아름다운 곳에서 잘 살면 되잖아요.

정은심>
그러게요. 그래야 했는데 열세 살 때 아버지와 생이별했어요
그때는 나이가 어려서 몰랐고 나중에 커서 열아홉쯤 되고 보니까 아버지가 그립기도 하고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많이 접했어요

조수빈>
요새 젊은 친구들 그거 보다가 많이 죽는다면서요?

정은심>
네 많이 죽어요
‘저기요’ 해도 죽고요

조수빈>
‘저기요’ 도 안 돼요?

정은심>
북한에서는 ‘저기요’라는 말을 안 쓰거든요.
한국 남자들 잘생기고 점잖고~ 신사고~ 매너 남이고
말투니, 목소리 톤이 부드럽고 녹아내릴 거 같은 게

(이제 열아홉 어린 은심에게는 마냥 궁금했던 드라마 속 한국 사람들 )

정은심>
실제로 궁금한 거예요 도대체 한국 사람들은 잘생겼나 키가 클까? 살갑게 할까?
궁금하기도 하고 아버지 찾아서 오다 보니까

조수빈>
아빠 찾기는 핑계야

정은심>
그럴지도 몰라요
열아홉에 유아교육 공부하던 것도 때려치우고 한국으로 가보자 해서 오게 됐습니다

조수빈>
겁이 없네요
(당돌한 소녀였네!)
마음먹었다고 갈 수 있는 게 아닌데!

정은심>
어머니께서 그러셨어요 한국이 옆집이냐?
그렇게 쉽게 간다고 하게?

정은심>
중국을 거쳐야 하고 중국에서 또 한국에 가려면...가다가 잡히면 총살당하거나 북송되는데
나이가 어리니까 중국에서 팔려 가면 어떡하냐
몰라 배째
가고 싶으니까 갈 거야 해가 지고

조수빈>
와서 보니까 어때요? 한국 남자들? 어떻습니까?

정은심>
오늘 앞에도 있는데
잘 생겼어요

조수빈>
스물한 살이면 비슷한 또래에 남한에 태어난 여학생들은

정은심>
대학교 가더라고요

조수빈>
발랄하게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다니게 보이잖아요.

정은심>
부러웠습니다

조수빈>
내 처지가 왜 이럴까 비관 되지 않았나요?

정은심>
비관 되고 우울할 때도 있었는데 서러울 시간이 없었어요. 왜냐하면 어머니와 동생을 데려와야 하고 제 처지가 돈도 없는 처지라 학교도 가고 싶고 해서 그런 걸 신경 쓸 시간이 없고 그 친구들 참
예쁘고 부럽고 멋있다. 그런데 그런 삶이 있고 저는 제 삶이 있으니까 제 삶을 헤쳐 나가야 하겠다. 이 생각만 하다 보니까

조수빈>
태어난 곳을 바꿀 수는 없으니까.정은심>
그렇죠

조수빈>
어머니와 동생은 데리고 나왔어요?

정은심>
돈을 모으고 모으고 빌리고 해서 1년 만에 무사히 모시고 왔습니다

조수빈>
1년 만에요?

정은심>
그런데 고맙단 얘기가 없네요. ㅎ

조수빈>
간호조무사 과정을 운명처럼 만나게 됩니다
대한민국에서 간호조무사 과정을 거쳐서 간호사를 했으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을 거고
어떻게 보면 탈출했던 그때와 비교한다면 많이 자리 잡은 거잖아요
그런데 왜 요양원을 설립하게 되었을까? 요양원에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Q. 요양원을 설립하게 된 이유는?

정은심>
고생을 사서 하는 스타일이라서 간호조무사 공부를 하면서 실습을 나갈 때 조금 큰 요양원으로 가게 해 달라고 부탁했어요
왜냐하면 한국에서 어렵게 세금 걷어서 저희를 데려왔는데 어떻게 하면 보답할 수 있을까
21살 나이에 생각하다 보니까
중환자실, 신생아 중환자실, 응급실, 큰 요양원...

조수빈>
다 사람 구하기 힘든 데잖아요.

정은심>
손이 제일 필요한 곳들
노인이 6백5십 명 정도, 5백 명 넘는 시설에 가 보니까
어르신들과 너무 맞는 거예요
물론 젊은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만, 어르신들과도 잘 소통이 되고
바로 이거다!
마냥 월급쟁이로만 살면 안 될 것 같고 나도 급여를 주는 사람이 돼 보자
세금 천만 원 내기가 목표였어요
세금을 천만 원 내는 사람이 되어보자 시작했고 보건소에도 운 좋게 치매센터에 들어가서 보니까 단원구 주민 60세 이상 어르신들을 치매 검사하고 인지 개선하는 교육 하고 치매 예방 교육을 하다가 아 이번에 아니면 요양원을 못 차리고 또 후회할 거 같은 거예요 그래서 이번에 아예 작심하고 일을 저질렀어요

조수빈>
설립한 게 몇 년 도예요?

정은심>
2021년 8월이었어요
소장님이 너 이거 철통 밥통인데 차고 나가면 개고생이다

조수빈>
15년 만에 꿈을 이뤘네요

정은심>
맞아요

조수빈>
두 분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정말 대단하다 정말 이게 요새 저의 젊은 층이 예전에 흙수저란 말이 유행했었거든요. 흙수저가 아니라 무수저로 시작한 셈이잖아요 대한민국 입장에서 이 정도 하시면 대단하신 건데
만일이라고 상상을 해 봅시다. 두 분이 북한에 여전히 살고 있었다면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었을까요?

정은심>
저는 유치원 선생 하면서 이제 똥 치우고 갈아입히고 북한 유치원은 한국과 다르게 조금...좀 드세요(?)

조수빈>
모가 드세요?

정은심>
율동을 할 때도 나란히...

조수빈>
저의가 영상에서 보듯 착착?

정은심>
네! 딱딱 각 맞춰서
아침에 종 치면 딱~ 줄 맞추고
체제에 맞춰서 계속 일하다가 시집이나 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신경순>
시집가서는 뭐 하겠어요?

정은심>
시집가서 아줌 마하다가 또 유치원 선생님? 하지 않았을까요?

신경순>
가끔 해봤던 생각인데 만약 북한에 있었다면 뭘 했을까?
그냥 시장통에 쭈그리고 앉아서?

정은심>
장사? 장마당에서?

신경순>
생계를 유지해야 하니까

조수빈>
거기서도 큰 손대셨을 거 같아요

정은심>
북한에서도 밤 장사하시는 거 아니에요?

신경순>
그건 안 될 것 같아요
북한 자체가 비즈니스 하기에 환경과 규정이라던가 안 맞아요. 거기는

조수빈>
요즘 경제가 안 좋다 보니까 그렇게 많이 뜯어간다고 하더라고요 장사해서 남기면 간부들에게 바쳐야 하고

신경순>
완전 강도예요

조수빈>
이런 거 보면 환경이 중요하기도 하지만 그 환경을 극복하는 분들도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두 분 많은 걸 이루었습니다

신경순>
아직 멀었습니다

조수빈>
그래요? 앞으로는 모하고 싶으세요?

Q. 앞으로의 계획은?

정은심>
요양원 14인 시설로 시작해서 29인 시설로 확장했고 47인으로 허가를 받아서 47인 시설이 됐는데 북한에서 오신 어르신이 단 한 분도 안 계신다는 사실이 가슴이 아파요. 물론 남한에 계신 노령인구도 제가 책임져야 하지만 북에서 오신 분들도 한 분쯤은 계시지 않을까? 그런데 한 분도 안 계셔서 속상합니다

조수빈>
왜 그럴까요?
경제적인 이유일까요?

정은심>
첫 번째로는 제가 부지런히 일을 안 해서 그런 거 같고요
(요양원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지 않았나)
두 번째는 몰라서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이 이렇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는지 없는지 몰라서 못 오시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조수빈>
두 분은 젊을 때 오셨잖아요. 그래도 새로운 정보에 열려 있었던 나이였을 거 같고 나이가 들어서 오면은 탈북하면 모르고 늙어 버리는

정은심>
네 어중간한 나이에 오시면 열심히 일을 하려고 하시면 말투가 이상해 조끔 떨어지니까 위축되고 선입견이 생기고 하니까 내가 이야기해두되 나 안 해야 하나 하다가 그냥 직장 생활에서 밀려나면 그냥 퇴사할래? 이렇게 되는 부분도 있고 그러다가 2, 3년 지나면 노인이 되는 거예요 60이 넘어요. 그때 공부를 하고 자격증을 취득하기에는 자신감이 부족하고 그러면 노인이 돼서 기초 생활 수급자로 연명하면서 살아가는데 이 부분이 사실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고 안타까운 부분이죠

조수빈>
그런 상상도 해봐요. 통일이 되어서 조만간 될 수도 있잖아요

정은심>
그럴 수 있죠

조수빈>
아름답다는 강원도 원산에 해변이 착 보이는 곳에 멋있는 요양원을 지으셔도 어울릴 거 같아요

정은심>
저는 그 상상도 해봅니다. 만약 제가 살아있을 때 통일이 되면 강원도 원산 앞바다가 보이는 그곳에 한 3백 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요양원을 설립하면 남한과 북한에 있는 어르신을 같이 수용할 수 있는 왜냐하면 북한에서 터져 나오는 노인인구가 상당할 거란 말이죠. 정리도 되지 않았고 장기 요양이 인정 등 그런 혜택 같은 것을 어떻게 정리할 것이냐, 그때 제가 남한도 살아보고 북한도 살아보고 그릇이 있는 사람에게만 먹을 걸 줄 수 있듯이 제가 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북한에서 오신 무연고자분들 끌어안을 수 있는 시설을 만드는 것 홍보를 널리 하는 거 그리고 100명 요양원 만들기 그리고 통일이 되었을 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는 거

조수빈>
대표님은 무슨 꿈 있으신가요?

신경순>
저요?
밤이라는 키워드 가지고 무궁무진한 상품을 만들고 싶어요. 밤은 자연이 준 선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좀 더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서 저는 해외 쪽으로 수출하고 싶어요
한걸음의 미학이라고 처음터 욕심부리지 말고, 이렇게 한 발짝 한 발짝 그냥 뭐 포기하지 말고, 욕심부리지 말고, 이런 식으로 가다 보면 글로벌시장 진출할 수 있지 않을까? 그때까지 더 더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그때까지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하겠죠?

조수빈>
저는 오늘 북한 남한을 떠나서 두 분한테 들으니깐 두 분 인생 선배이고 후배이기도 하잖아요. 굉장히 많이 배웁니다. 내가 가진 것에 대해 불평하고 좌절하고 넘어질 것이냐 아니면 거기서 작은 희망을 찾을 것이냐 단단한 파워가 느껴지는 슈퍼우먼 두 분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다음시간에도 알찬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통일 담담

PD 심영규 / 작가 김혜련 / 촬영 최준우 이호진 / CG 정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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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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