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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영상

선을 넘는 인문학 | 48화 장소가 주는 힘(Feat. 한반도)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6-08-05
조회수
152

(선을 넘는 인문학)

(입담 좋은 이들과 함께 한 선을 넘는 인문학)

(이번 주 또 어떤 선을 넘어 볼까요?)

(길 위에서 만난 평화이야기 ② 장소의 힘)

시원>
딱 갔을 때 느껴지는 그런 것들이 있잖아요. 이게 곧 저는 장소의 힘인 거 같아요. 갔을 때 느껴지는 것, 그런 경험이 왠지 정재연 작가님은 있을 거 같아요.

(김진환: 사회학자,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원)
(이시원 배우)
(김지영: 정치학자, 국립평화통일민주교육원 교수)
(정재연: 여행작가, 평양, 제가 한번 가보겠습니다 저자)

재연>
지금 북한에 갔을 때 그런 느낌 받은 건 정말 많은데, 지금 순간적으로 무슨 생각이 들었냐면 아까 판문점 얘기하셨잖아요. 저희는 판문점이라 그러고 북한에서는 판문각이라 그래요. 제가 양쪽을 다 가봤는데 그 공동경비구역 가보셨어요? 한국에서도 굉장히 엄격해요. 거기 가면 군인이 이렇게 딱 서 있어서 군인 뒤로 절대 돌아갈 수가 없어요. 바로 뒤에 문만 열면 북한이어서 그렇대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저희가 유일하게 갈 수 있는 곳이 거긴데, 거기 가면 굉장히 차가워요. 벽돌도 차갑고 없어요 안에 의자 몇 개, 근데 그거를 지금 젊은 사람들이 충분히 갈 수 있거든요. 견학도 가잖아요. 우리 예전의 모습, 이런 자개 상도 펴놓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앉아 있게 하는 공간에서 우리가 벌써 편하지 않을까, 판문점이 좀 차갑지 않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환>
저는 두 가지 정도 경험이 있어요. 장소가 주는 힘을 확 느꼈던, 경기도 화성에 당항성이라고 있어요. 당항성. 우리 역사책에 보면 백제, 신라, 고구려가 서로 뺏으려고 굉장히 애를 썼다는 성이에요. 그래서 당항성이 뭐 그렇게 중요한 성이길래 이렇게 치열하게 삼국 시대 때 싸웠는가, 이게 책으로는 잘 절감이 안 되잖아요. 가서 이제 혼자 올라가 봤거든요. 당항성이 165m밖에 안 돼.

시원>
어, 되게 낮네.

진환>
굉장히 낮아요. 그리고 해안가에 바로 붙어 있고 성에 올라갔더니 서해 쪽에서 들어오는 저 인천 송도도 보이고 보이고 남양만하고 아산만 들어오는 모든 배가 다 보여요. 그러니까 너무 중요한 관측 지점이었던 거예요, 당항성이. 그리고 신라 입장에서는 당나라랑 교류하려면 그 일대를 어쨌든 자기 영역으로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조그마한 성을 가지고 그렇게 치열하게 싸웠구나 그대로 이제 와닿는 경험이 하나 있었고요.
두 번째는 여기 촬영팀하고도 간적이 있었는데, 2019년 여름에 크라스키노라고 안중근 의사 단지 동맹한 곳 그러니까 그 11명의 동지들과 함께 이토 히로부미를 처결하지 않으면 장부가 아니다 이러면서 이제 단지를 했던 곳이 있어요. 그곳에 이제 딱 도착했는데, 가기 전에 백두산 천지를 못 봤어요. 우리 일행이 그 접경지역 답사할 때 천지 못 보면 굉장히 여행 분위기가 안 좋아져요.

시원>
근데 제가 알기로 그 천지를 제대로 보려면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고 하던데, 날씨나 이런 것 때문에.

지영>
저는 세 번 봤어요.

진환>
저는 다섯 번 봤습니다.

시원>
아, 지금 선조들의 덕 대결하시는 건가요?

지영>
그렇죠. 

진환>
그래서 천지를 못 보고 한 100여 명 정도의 교사들과 함께 이제 러시아로 넘어왔는데, 선생님들이 벌써 울고 있는 거예요.

지영>

진환>
그 공간에 그냥 내렸을 뿐인데.
막 눈물 흘리시면서 묵념으로 그러고 다들 계시는 거예요. 제가 뭘 하자고 한 것도 아닌데, 그러니까 그 공간이 주는 엄청난 힘이 있더라고요.

시원>
맞아요. 

진환>
역시 역사는 또 평화나 통일도 현장에서 우리가 느끼고 체감하고 보는 게 되게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을 그때 했어요.

시원>
이게 저희 프로그램하고 교수님의 그 평화 기행하고 굉장히 맞닿아 있는 게, 저희 프로그램 제목이 '선을 넘는 인문학'이잖아요. 저희는 그런 영역화, 지역화가 안 돼 있는 프로그램이거든요. 

진환>
장소는 고유하지만 장소성은 무궁무진하죠.

시원>

진환>
저희가 촬영하고 있는 것이 동대문 운동장 근처잖아요, 이 공간. 동대문 하면 배우님은 어떤 기억이나 느낌 같은 게 있어요?

시원>
저는 동대문 하면 이런 얘기 해도 되나? 장충동 족발도 생각나고

진환>
맛있는 먹거리가 있는 곳

시원>
또 동대문 운동장, 근데 이것도 생각나고 야구도 생각나고

진환>
연식이 좀 있으시구나.

시원>
기억 안 나요. 

진환>
저한테는 이 동대문 운동장 근처가 일터예요, 일터.

시원>
아.

진환>
저한테는 삶의 현장이었어요. 저 대학교 때 여기서 지하철 푸쉬맨 아르바이트했거든요. 사람 밀어주는 거. 

시원>
미는거

진환>
그다음에 저기 대학원 때는 여기서 야식 배달했어요.

시원>
어머.

진환>
여기 상가에서 저한테는 동대문이라는 단어와 일이 연결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어떤 장소가 갖는 의미라는 건 그 사람의 경험이나 그 사람이 생각하고자 하는 것들과 직결되는 거지. 누가 거기서 '동대문은 옷 파는 곳이다' 이렇게 누가 정해 준다고 해서 정해지는 게 아니죠.

시원>
그렇네요. 

지영>
그래서 최근에 보면 역사 교육을 그렇게 하더라고요. 우리 마을에 어떤 역사적인 공간이 있는가? 자기의 해석으로 그것들을 발견한다던가 아니면 새롭게 주목한다던가. 그래서 우리가 꼭 DMZ라던가 이런 걸 꼭 가면 좋지만, 직관적으로 볼 수 있어서 좋지만, 부산에 사는 사람들은 아, 우리 부산에는 어떤 공간이 통일이나 혹은 분단이나 평화와 연동돼 있을까? 하고, 광주에 사는 사람들 혹은 철원에 사는 사람들은 자기의 공간들을 발굴하고, 이게 만개하게 되면 독자들과 같이 다음 편을 써가는 거죠.

시원>
음, 저는 그런 것 중에 하나가 전쟁기념관인 거 같아요. 전쟁기념관 하면 많은 분들이 가서 전쟁 참혹했지, 무서웠지, 공포스럽지 하는데, 오히려 저는 전쟁기념관을 가면 오히려 평화가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 거 같아요. 거꾸로. 아, 이런 많은 희생과 노력 끝에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이 평화구나. 거기 와서 되려 평화를 찾을 수도 있구' 이렇게 느꼈거든요.

재연>
지금 전쟁기념관 딱 말씀하셔서, 북한에 있는 전쟁기념관, 그 호주에도 있어요. 그리고 미국에도 있고 베트남도 있고. 저희가 다 가봤는데 정말 제가 느낀 건, 누가 어떤 장소에서도 누가 이겼'를 먼저 말하는 것 같잖아요. 거기 항상 돌아가신 분의 이름이 꼭 적혀 있거든요. 추모도 하는데 이런 걸 좀 기념한다는 점에서는 아, 내가 이기고 지는 싸움이 아니라 기념한다는 건 추모하는 거다, 이런 일이 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하는 거잖아요. 

진환>
제가 그 대한민국 평화 기행 책을 쓰면서 UN 기념공원을 소개를 했는데, 그분들 삶을 어떻게 묘사할까 하다가 제목을 평범하지 않은 시대를 산 평범한 사람들로 했어요.

지영>
음.

진환>
인간들에게 전쟁의 시대는 되게 격랑. 평범하지 않은, 정말 일생에 한 번 만나기도 싫은 그런 시대인데 거기 휩쓸려 들어가는 거잖아요. 사실은 누군가의 아들이었고, 누군가의 남편이었고, 또 누군가의 오빠였고 그런 인생이 있는 거잖아요, 그분들에게. 근데 그 공간에서는 그것들은 다 생략된 채 어떤 전쟁 영웅 또는 희생자 이렇게 한 줄로 정리가 돼요. 그래서 그 평범한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았을까, 어떤 지인들의 고통이 있었을까 생각하다 보면 국립묘지나 무덤도 굉장히 좋은 평화 기행 장소가 되는 거예요.

시원>
이런 우리의 장소도 이런 전투식량 같아요. 전쟁과 평화를 동시에 느끼는 곳.

지환>
그렇죠

시원>
그런 거 같아요. 그러니까 섞여 있다고 해야 될까, 같이 공존하는거 같아요 두 가지 대립되는 개념이. 

지영>
이게 노력을 해야 되는 거 같아요. 이게 무슨 얘기냐면, 우리나라의 기념관이나 전쟁이나 분단과 관련된 이 안의 내용들이 바뀌고 있거든요. 과거에는 적대성을 중심으로 남북 간에 어떻게 우리가 이길까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지금의 전국에 있는 기념관들이나 평화, 아니면 전쟁 관련된 곳이 이제 어떻게 미래지향적으로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서 모든 것들을 해석하고 있어서 예를 들면 저는 인천 같은 경우도 안보의 도시로 각인돼 있기도 해요. 그런데 지금 인천은 어찌 보면 중국과 맞닿아 있고, 해상으로 나아가려고 하고 있고, 북한과 가장 가까운 곳이고, 그래서 평화를 열 수 있는 가장 최적지다라고 평가를 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전국 각지에 있는 곳, 이렇게 우리가 노력을 해야 된다. 김진환 교수님이 이렇게 대한민국 평화 기행이라고 하는 것처럼 끊임없이 재 해석의 노력들이 미래의 우리 세대들, 혹은 미래에 우리가 만들어가는 세상에 있어서 굉장히 큰 기여라고 생각을 합니다.

선을 넘는 인문학
연출 : 이호진
구성 : 김혜련
촬영 : 심영규, 최준우, 최준혁
그래픽 : 전지연
조연출 : 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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