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넘는 인문학 | 마지막 이야기 여행과 통일 그리고 일상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6-08-26
- 조회수
- 340
(선을 넘는 인문)
(선을 넘는 여행 그리고 일상)
(정재연: 여행작가, 평양, 제가 한번 가보겠습니다 저자)
(이시원 배우)
(김지영 교수)
(김진환: 사회학자,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원)
시원>
가신 곳 중에 "아, 이곳은 정말 좋았다" 그런 곳은 어디 있었어요?
재연>
가장 좋았던 건 아무래도 판문각 제가 호주 살다가 한국에 오자마자 외국인 회사에 들어갔는데, 이분들이 꼭 판문점을 가고 싶어 해요. 그때 제가 건너편에서 봤을 때 판문각이 너무나 차갑게 느껴지는 걸, 저보고 웃지도 않고 그 표정까지 볼 만큼 가까워요.
저는 이제 판문각을 간 거죠. 그리고 판문점을 봤죠.
북한군이 오시더니 여기서 고향을 보니 기분이 어떻습니까? 그래서 올 때 7시간 걸렸는데 딱 보니까 제가 지금 2분 각이 나와요. 제가 뛰면 집에 갈 땐 제가 뛰어서 가겠습니다. 총만 좀 안 쏴 주세요. 그냥 농담으로 그랬는데 농담을 또 알아들으세요? 다행해요.
시원>
웃으셨어요?
재연?>
아, 얼마나 다행인데.
시원>
교수님이 북한 가셨을 때 "아, 이곳은 정말 좋다" 이런 곳은 어디있었어요?
진환>
저는 개성이 어쨌든 하루의 여행이었지만 너무 강렬했어요. 고려 성균관이라고,
(개성 성균관 : 고려시대 중앙 교육기관 역할을 했던 국자감이 계승함.)
그러니까 국자감. 옛날 고려시대 때 왕건 관련된 유물도 있고, 그다음에 은행나무가 천년짜리가 암수가 이렇게 근데 제가 또 가을에 갔거든요. 그래서 그러면서 '개성이 나한테는 왜 이렇게 좋을까' 했는데 생각해 보니까 저희는 조선 시대 역사를 중심으로 배우잖아요.
태정태세 문단세 이러면서 막 그런데 고려사에 대한 이해는 너무 없는 거예요. 왜냐면 공간 자체가 분리가 돼 버려서. 개성이 고려의 수도였잖아요. 고려를 호흡한다는 느낌 때문에 그 개성을 곳곳으로 돌아다니면서 숙련사도 가보고 그러면서 되게 인상 깊었던 하루였습니다.
시원>
왜? 조선 시대 사극을 찍으면 그걸 고증하기 위해서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하잖아요. 근데 상대적으로 고려 시대를 재연을 하잖아요. 그럼 상대적으로 그게 좀 쉽다고 해요. 왜냐면 잘 모르니까, 통일되고 나면 고려 관련해서 시대극을 찍으면 그때 의상 팀들 골머리 좀 앓을 거예요.
진환>
재밌는 얘기예요. 그래서 북한 사극도 그 전문가들이 쓴 글을 보면 고려 복식 중심으로 거기는 또 찍는다는 거예요. 왜? 조선을 잘 모르니까.
시원>
예. 근데 또 가서 먹는 거 중요하잖아요. 가서 이 음식만큼은 정말 내가 또 먹어보고 싶다, 이런 음식 있으셨어요?
진환>
저는 개성에서 그 물김치 같은 거 있어요. 그 민속여관에서 그 매첩 반상을 차려주는데, 그 아삭아삭하고 깔끔한 맛의 김치...
어, 그거는 지금도 생각나요.
지영>
어, 김치가 근데 진짜 순수한 거, 지금 말씀하시는 거 듣고 그때 맛을 떠올려서 입에 막 침이 고여요. 저희 어머님이랑 중국 여행 갔다가 식사를 못 하시는 거예요. 결국에 그래서 해당화라고 하는 북한 식당에 갔는데 어머님이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이게 진짜 한국 전통의 맛이다"라고.
어, 그렇군요. 그래서 드셔 보셨어요?
시원>
어, 저는 아무것도 없죠.
끼리끼리 왜그래요
진환>
저도 북한 꼭 가고 싶은 데 하나 있는데.
시원>
어디요?
진환>
저는 남포랑 신천을 가고 싶은 거예요.
시원>
그곳은 왜
진환>
예, 황해도 거기에 제가 좋아하는 인물 안중근 의사의 유적이 있어요. 남포에는 공원에 안중근 의사 기념비가 있고, 안중근 의사가 만주로 가기 전에 돈의학교라고 창립했던 학교가 하나 있어요. 그래서 삼흥중학교에 초대 교장이 안중근이라고 거기 써 있어요. 그 학교 안에 역대 교장 이렇게 했을 때 1대 교장 안중근. 황해도 신천이 청개동이라고 안중근 의사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 집터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역대 삼흥중학교 교장 : 1대 안중근, 2대 박하근, 3대 리몽주)
지영>
야,
진환>
그래서 제가 왜 안중근한테 이렇게 꽂혀 있냐면 남북이 어쨌든 함께 모였을 때 얘기할 거리가 있어야 되는데, 근데 남북을 이어주는 끈이라는 게 우리 일제 강점기잖아요. 그리고 순환의 근현대사, 그런 걸 상징하는 인물이 안중근이다 보니까 효창공원에 안중근 가묘도 있고. 그래서 여순감옥, 효창공원, 황해도 이렇게 묶어서 남과 북의 청소년들이 같이 다니면 참 우리 같은 역사를 공유하고 있구나
시원>
북한 이제 여행을 하시면서 첫 번째 여행을 끝나시고 이제 글을 쓰시게 된 동기도 궁금해요.
재연>
그게 아마 다 시작이 된 거 같아요. 제가 블로그를 하고 있었어요. 워낙 여행을 가고 하다 보니까. 그때 당시는요, 2018~9년도에는 제가 고려항공 접속이 가능했어요.
너무 신기하게요.
그래서 제가 이게 녹화하면서 '내가 한번 사 볼까?' 직접 뭐 이러면서 그래서 근데 정말 사지길래, 근데 50유로 뭐 이렇게 했는데 결제창이 넘어갈 때 제가 그냥 끊었거든요. 그리고 잠을 잤어요.
시원>
네.
재연>
일어났는데 핸드폰을 보고 너무 놀랐죠. 조회수가 보고 이게 네이버에서 그걸 떠 준 거예요.
지영>
아
재연>
고려항공 뭐 갈 수 있다. 저 너무 놀라서 엄마 이게 무슨 일이야? 계속 알람이 와요. 그게 아마 시작이 돼서 좋아하시는구나. 그러면 목욕탕도 이러다가 목욕탕부터 다 올라가는 거죠?
시원>
어, 목욕탕 얘기 뭐예요?
재연>
아, 저는 이게 개인적으로 이제 목욕탕 가서 꼭 바가지에 물 떠서 이렇게 해보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두 가지 종류가 있어요. 관광객에게 허락이 된 곳, 안 된 곳. 안 된 곳도 제가 들어가봤어요. 근데 정말 문을 연 순간 무엇을 느꼈냐 하면 목욕탕이 딱 가운데 하나가 있는데 아주 큰 목욕탕에 정말 제 어렸을 때 제주도에서 목욕했던 거랑 똑같아요. 다 주변에 해가지고 똑같아요. 파란색 그 이태리 타월 있잖아요. 등 밀어주고 물 퍼서 쓰는 게 너무나 제가 원했던 거예요.
시원>
과거의 약간 시간이 멈춰 있는 느낌.
재연>
맞아요. 제가 어렸을 때 할머니가 진짜 앨범 속에서 나온 거 같아요. 근데 툭툭 튀어나와서 내가 그곳에 있는 거 같아요.
시원>
그런 일상 얘기를 글을 쓰셨기 때문에 그만큼 관심을 더 받았을 거 같아요.
그러다가 또 한 번 북한에 가셨어요. 두 번째 방문이었는데, 또 두 번째 가게 된 이유는 뭐예요?
재연>
이렇게 여행을 하다가 6일 동안 뭐 속눈썹 얘기했고, 제 화장품 줬죠, 그 친구는 섀도우 줬죠. 공항에서, 이제 순안 공항에서 서로 굿바이를 하는데 되게 묘해요. 거기서는 서로가 못 볼 걸 분명히 알죠.
시원>
다시 못 볼 사람...
재연>
네.
그 표정이 말 안에도 다 나오는 거예요. 그 묘한 감정에 제가 비행기를 타고 이제 떴는데 눈물이 왈칵 나오는 거예요. 한 시간이 안 멈춰요. 슬픈 일이 있었나요? 없었어요. 저 이산가족이 없어요. 라면 먹고 목욕탕 가고 머리 잘랐죠, 미용실 가서. 이런 건데 내가 왜 이렇게 눈물이 안멈추지 왈칵, 왈칵 울고 "또 가야겠다" 그래서 두 번째 함경북도로 간거죠.
시원>
첫 번째 갔을 때 안 보이던 게 두 번째 여행에서 보일 수도 있잖아요. 그런 건 뭐가 있었어요?
재연>
서울에서 왔다는 건 상상도 못 해요. 함경북도 청진에서는 그럼 이제 그 듣는 맛이 있어요. 식당에 앉으면 그분들이 하는 얘기들, 일상 얘기 있잖아요. "우리 애가 오늘 점수를 뭘 받았다"
네, 그런 얘기. "사업은 요즘, 돈은 좀..." 뭐 이런 얘기.
시원>
우리가 나누는 대화 주제와 크게 다르지 않네요
진환>
저도 옛날에 김일성 종합대학교 교수를 연변에서 만났는데, 자기 아들이 김대 갔다고 막 자랑하더라고요.
시원>
그죠?
진환>
그러니까 서울서는 "애가 서울대 갔다고" 자랑하는 거, 푼수라 그런다고.
시원>
우리 남북 간에 평화의 느낌, 북한의 느낌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어디 있을까 좀 궁금해지거든요, 교수님.
진환>
옛날에 좋았던 기억들을 좀 찾아가는 추억 여행은 괜찮은 거 같아요.
예를 들면 남북이 연결해 놨던 철도
그걸 확인하기 위해서 경의선, 그 연결되어 있는 도라산전망대, 도라산에 간다든지. 고성 강원도 고성에 가면 북한으로 가는 철길이 놓여 있고 관광객이 가던 길이 있잖아요. 저는 이렇게 막혀 있을수록 좋았던 기억과 좋았던 경험들을 자꾸 돌아봄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남과 북의 좋은 추억을 갖고 있는 공간들을 노력해서 찾아가서 다시 한번 이런 미래를 만들어 볼까? 그런 공간에서 미래를 꿈꾸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시원>
오늘 얘기 나누면서 어떠셨습니까?
지영>
물리적인 장벽 혹은 제도적인 장벽. 그런데 그거보다 가장 두꺼운 건 우리 머릿속에 있는 이 선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첫 번째 들었고, 두 번째는 이제 작가님 얘기 들으면서 맛집 투어를 북한을 막 돌아다니면 좋겠다.
젊은이들은 아마 그럴 거 같아요. 가서 "어때요? 눈썹 어떻게 그려요? 화장 어떻게 해요? 뭐 손의 매니큐어는 어떻게 해요? 어디가 맛있어요?" 음식, 평화적으로 교류하고 일상을 나눌 수 있으면 우리는 또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기회가 열릴 수 있겠구나, 작가님 얘기를 들으면서 좀 상상력이 생겼어요. "목욕탕도 꼭 가봐야지" 이런 생각들.
시원>
우리가 선을 지금 넘나들면서 얘기하는데, 때로는 무겁고 깊게, 그리고 때로는 가볍고 경쾌하게 이렇게 넘어가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왜 한 가지 방법으로만 선을 완전히 넘을 순 없잖아요. 통일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네. 지금까지 선을 넘는 인문학의 이시원 그리고 김지영, 김진환, 그리고 정재연 작가님이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선을 넘는 인문학 끝
선을 넘는 인문학
연출 : 이호진
구성 : 김혜련
촬영 : 심영규, 최준우, 안정기
그래픽 : 전지연
조연출 : 최희